지난 8월 24일 한 삼계탕집이 100명 예약을 받았다. 올해 2월 이후 첫 단체 예약이다. 모처럼 단체 손님맞이에 음식재료를 열심히 준비하던 차에 무슨 날벼락인지 하루 전날 예약이 취소됐다. 이 삼계탕집은 나눔이라도 하자는 뜻에서 감염병 전담병원인 마산의료원에 전화했다. 삼계탕 후원 뜻을 밝히자 마산의료원은 외부음식 반입 금지 원칙 때문에 마음만 받겠다고 했다. 이날 '꽃들의 희망 사랑의 쌀독'으로 연락이 왔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 드릴 조리한 삼계탕 30마리, 물만 넣으면 조리할 수 있는 70마리를 받으러 한걸음에 달려갔다. 바로 마산 덕동에 있는 '백제 13월' 삼계탕이었다. '백제 13월'과 자원봉사자들 덕에 홀몸 어르신 100분에게 삼계탕을 전했다.

그런데 '사랑의 쌀독' 희망지기가 이 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일이 커졌다. '꽃들의 희망'은 20년 동안 '사랑의 쌀독'을 운영하면서 매달 100여 가구에 쌀을, 청소년 가정 30가구에 일주일 치 밑반찬을 나누고 있다.

희망지기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또다시 하늘에서 닭이 떨어졌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아이들에게"라고 쓴 마지막 글귀가 댓글에 댓글을 불렀다. 한 시간 만에 '백제 13월'을 비롯한 개미 후원자들이 아이들에게 닭을 주자며 나섰다. 저소득가정, 다문화가정, 지역아동센터에 생각지도 않게 치킨을 후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선(善)한 바이러스가 곳곳에 있는 한, 아무리 코로나가 강력해도 우리를 이길 수는 없는 법이다. 가슴 따뜻한 사람들, 묵묵히 나눔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 시민이 있기에 참 행복하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