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은 아무리 쉬워도 긴장이 되고 떨리기 마련이다. 수능일 하루의 결과를 위해 지난 삼 년을 열심히 공부해온 수험생 모두에게 진심으로 그동안 고생했다는 위로의 말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이번 연도 수험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혼란을 겪었다. 결과를 떠나 모두가 격려를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다.

오늘날의 수능은 마치 인생을 결정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인생을 통틀어 수많은 시험이 있으며 수능은 그 많은 과정 중 하나일 뿐이다. 인 서울 여부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쪽들이 있으나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게 성공과 실패로 나누어지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는 학교 성적은 별로였으나 자기 분야에서 성공하고 인류를 위한 큰 발자취를 남긴 사례들이 부지기수이다. 그릇된 가치관을 가진 어른들이나 수험생의 실패를 먹고사는 이들이 시험성적으로 줄세우기를 할 뿐이다.하지만 당사자인 수험생들에게는 이런 말조차도 위로가 될 수 없을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수능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시험성적이 곧 성공이라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에 도전하고 반대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위험요소로 수도권 과밀과 지방의 몰락을 꼽기도 한다. 지방 대학에 소신껏 지원하여 미래에 도전하는 바탕을 마련하는 것도 해볼만하고 보람있는 도전이 될 수도 있다.

고생한 수험생들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도 있다. 시험을 봤다는 해방감과 결과에 연연한 심리로 자못 잘못된 길로 빠지는 경우가 있다. 그동안 못 놀았으니 마음껏 노는 것도 의미있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로 인해 인생 전부를 망치거나 지체하는 것은 너무 큰 손실이 될 수 있다. 특히 걱정스러운 것은 코로나19에 노출되는 것이다. 본인의 건강과 가족 건강, 우리 사회가 더 어려워지지 않게 수험생들의 분별력을 부탁한다. 가족과 학교, 우리 사회도 따뜻하게 수험생들을 맞이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수험생에게 다시 한번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며 모두에게 축복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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