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장 풍경도 바뀌었다.

시끌벅적한 후배들의 응원은 없었고 수험생들은 2m 거리 유지, 손소독, 마스크 착용, 발열체크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시험을 준비했다. '드라이브 스루'를 연상케 하는 배웅 모습도 보였다.

3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제88(창원)지구 제5시험장인 창원 대암고등학교.

마스크를 쓴 수험생들은 교직원 안내에 따라 정문에서부터 2m 거리 두기를 유지하며 시험장으로 향했다. 학교 본관 입구에서는 손소독을 한차례 했고, 본관에 들어서선 곧바로 발열체크를 했다. 소독·발열체크를 담담한 감독관들은 개인보호구 4종(마스크, 페이스쉴드, 수술용가운,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고 수험생을 맞았다.

수험생 짐도 늘었다. 시험장 정수기 사용이 금지됨에 따라, 대부분 수험생은 개인용 물을 지참하고 왔다. 옷차림은 두꺼웠다. 코로나19로 시험일이 연기되기도 했고 매 교시 종료 후 시험실 환기를 하는 까닭이다. 수험생들은 보온에 특히 더 신경 써야 했다.

이날 수험생들은 점심땐 각자 자기 자리에 앉아서 도시락을 먹어야 하고 화장실을 갈 때도 약 1.5m 간격을 두고 줄을 서야 한다. 책상 앞면에는 가로 60㎝, 높이 45㎝ 크기의 칸막이가 설치됐고 시험을 보는 내내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3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제88(창원)지구 제5시험장인 창원 대암고등학교 앞. /이창언 기자
3일 오전 경상남도교육청 제88(창원)지구 제5시험장인 창원 대암고등학교 앞. /이창언 기자

대암고 정문에서 수험생들은 안내한 학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시험 일정이 늦춰지고 이것저것 제한이 많이 생기다 보니, 학생들이 더 긴장하진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한편으론 착잡하기도 하다"며 "모두 잘 치고 좋은 결과 거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드라이브 스루'를 연상케 하며 수험생들을 배웅했다. 대부분 교문 앞에 수험생을 내려다 준 후 수험생들과 짧게 대화하거나 포옹하며 힘을 실어줬다.

수험생을 배웅하고도 한참 동안 근처에서 자리를 지킨 한 학부모는 "자기 자리를 잘 찾았는지 확인만 하고 가려 한다"며 "올해 코로나19로 시험이 늦춰지면서 수험생들이 더 고생했을 듯하다. 시험을 치러 가는 아들에게 '고생했다', '후회 없도록 잘 치고 오라'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이 수험생의 누나는 "오전 6시부터 온 가족이 함께 준비했다. 평소 즐겨 먹던 집 반찬 위주로 도시락을 쌌고 따뜻한 물과 휴지, 초콜릿 등도 챙겨줬다"며 "가채점 할 수 있도록 수험표 뒷면에 기재한 답을 적어오라는 조언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5년여 전) 내가 수능을 칠 때는 학교 앞에서 핫팩도 나눠주고 했었는데 오늘은 그런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지각 위기(입실 완료시간 오전 8시 10분)를 면한 수험생·학부모도 있었다.

오전 8시 10분께 막 수험생을 데려다 준 한 학부모는 "창원 북면 집에서 시험장까지 30분이면 충분하다는 아들 말에 그 시간대로 맞췄다가 늦을 뻔했다"며 "오는 내내 '큰일 났다'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시험을) 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뿐이다. 아들에게는 되는대로 치라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한편 경남모범 창원중부지회 회원 2명은 학교 앞에서 교통통제를 도왔다. 이들은 "학부모·수험생 모두 통제에 잘 따라줬다"며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수능 1교시는 국어영역으로 비장애인 수험생 기준 오전 10시까지다. 이어 2교시 수학(10:30∼12:10), 3교시 영어(13:10∼14:20), 4교시 한국사·탐구(14:50∼16:32), 5교시 제2외국어·한문(17:00∼17:40) 순으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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