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를 맞아 화장실 위생환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되었다. 11월 19일은 세계 화장실의 날이라고 한다. 유엔총회에서 지난 2013년부터 11월 19일을 세계 화장실의 날로 지정하여 전 세계 사람에게 제대로 마련된 화장실과 위생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공항이나 역, 터미널, 시장, 마트, 휴게소, 공원, 관광지 등 어디를 가더라도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공중화장실이 깨끗하고 이용하기 편리하게 설치되어 있으면 방문한 장소를 더 신뢰하게 될 것임은 물론이다. 공중화장실은 어른뿐만 아니라 어린이도 같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배려는 많이 부족한 듯하다. 어렸을 때부터 공중위생 관념을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면서 배우게 될 텐데 어른 위주의 공중화장실에서 아이들은 무시당하고 차별받고 있는 것이다.

경남 도내 일부 공중화장실 실태를 살폈더니 역시나 어린이를 제대로 배려하지 않는 화장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밀양 삼랑진역과 읍사무소 등 주변 공중화장실을 점검한 결과 성인용 좌변기는 물론이고 세면대 거울은 높아서 얼굴을 볼 수가 없고, 문에 달린 옷걸이도 어린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아동용 세면대가 설치된 곳도 있었지만 손 세정제나 건조기는 어른 기준으로 설치되어 있는 곳이 많았다. 키 작은 어린이는 화장실 들어갈 때 감지등이 인식하지 못해 아예 불이 안 켜지는 곳도 있었다.

우리나라는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까지 만들어 공중화장실의 어린이용 대·소변기 설치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만 소변기와 세면대는 정확한 높이 기준이 없고, 옷걸이나 세정제, 휴지걸이 등에 대한 규정도 없다.

이번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아동옹호센터에서 세계 화장실의 날을 맞아 경남도를 비롯한 각 지자체에 아동용 세면대와 발판, 낮은 옷걸이, 아동용 변기나 변기 덮개, 아동인식 감지등 설치 등 개선책을 제안했다. 아이들에게도 공평한 공중화장실이 되려면 이용하는 어린이들이 스스로 사용 가능하고, 보호자와 함께 사용하더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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