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조성 후 산업화 이끌어
한때 노동자 3만 6000명 고용
1990년대 외환위기 극복 뒷받침
2008년엔 50억 달러 수출 달성

올해는 마산자유무역지역이 출범한 지 5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마산자유무역지역은 태동기부터 1·2차 석유파동,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세계금융위기 등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세계 자유무역지역 가운데 가장 성공한 모델로 성장했다. 지난 50년간 대한민국 수출 전진기지로 본연의 역할을 다해왔다. 전성기보다 생산, 수출, 고용이 모두 감소하는 추세지만 구조고도화 사업과 입주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 강소기업 유치 등으로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마산자유무역지역 50주년을 맞아 지난 성과를 돌아보고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도전을 짚어본다.

마산자유무역지역은 1970년 4월 3일 마산수출자유지역관리청 개청식을 시작으로 조성돼 최대 3만 6000명의 고용과 50억 달러 수출을 달성하는 등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끌었다.

외국인투자 유치와 수출 전진기지로 탄생한 마산자유무역지역은 경제개발연대에 필요한 외화의 10% 이상을 조달하는 창구 역할을 담당했다. 1990년대에는 국가 전체 무역수지흑자액 133억 달러의 65%인 86억 달러를 올리며 IMF 관리 체제를 극복하는 데 뒷받침했다.

홍장의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장은 "1970년 갯벌을 매립한 80만㎡ 터에서 출발한 마산자유무역지역은 각종 위기를 겪으면서도 지난 50년간 대한민국 산업발전의 선구자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왔다"고 말했다.

개청 이후 2년간 가동 업체가 6개에 지나지 않는 등 실적이 저조했지만, 미국과 중국의 외교관계가 심각해지면서 미국과 일본의 다국적기업이 대만 투자를 기피하고 마산수출자유지역을 투자대상 지역으로 선호하면서 급속도로 성장했다.

▲ 1972년 마산수출자유지역 설립 초기 노동자들의 출근길 모습. 앳된 10대 여성 노동자들 모습이 눈에 띈다.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
▲ 1972년 마산수출자유지역 설립 초기 노동자들의 출근길 모습. 앳된 10대 여성 노동자들 모습이 눈에 띈다.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

1970년 4개사였던 입주 기업 수는 1980년 88개, 2020년 117개까지 늘었다. 업종별로 1980년에는 금속(27개사), 전기·전자(26개사), 비금속(16개사), 정밀기기(7개사), 섬유·봉제(7개사) 순이었지만, 2018년에는 정밀기기(48개사), 전자·전기(25개사), 기계(11개사), 금속(5개사) 순으로 바뀌었다. 봉제·신발·잡화류 등의 단순노동집약업종은 대폭 감소하고, 기술집약형 고부가가치 산업인 정밀기기와 전자·전기업종으로 업종 변화가 이뤄졌다.

연도별 수출액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마산자유무역지역의 수출액은 2000년대 중반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도 수출액이 증가해 한국수출의 전진기지로서 지역경제와 국가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2000년 44억 달러를 달성한 이후 2011년까지 줄곧 30억~40억 달러를 유지했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급감한 뒤 등락을 거듭하다 2008년 50억 달러로 정점을 찍고 감소세를 타며 2018년 9억 달러까지 줄었다.

고용도 1987년 최대 3만 6411명에서 올해 5400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노키아티엠씨 철수와 한국소니전자의 실적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지만, 입주 기업 분포가 노동집약형에서 기술집약형 전환에 따른 설비의 자동화와 전산화도 작용했다.

마산자유무역지역은 지난 50간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왔다. 1970년대 인근 농어촌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새마을사업 지금과 농기계 등을 지원했다. 1978년에는 73개 입주 기업체가 지역 11개 복지시설과 결연해 아동 157명에게 매달 교육비와 양육비를 후원했다.

한국태양유전은 1974년부터 교통사고 유자녀를 위한 장학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범한산업은 2016년 '범한배 전국중학교야구대회'를 개최하고 메세나 후원 등을 하며 사회공헌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박수현 마산자유무역지역기업협회 회장은 "마산자유무역지역은 외국인투자 집적도가 60%로 높고, 업력 45년 이상 10개사가 향토기업으로 자리 잡는 등 국내 다른 산업단지보다 수출과 고용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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