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기업 경쟁력 한계에 직면
산단·대학 인접한 입지 '강점'
구조고도화·디지털 전환 속도
"산학연 연계·기업 유치 과제"

50돌을 맞은 마산자유무역지역이 묵묵히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민국 1호 자유무역지역', '전국 7개 산단형 자유무역지역 중 생산·수출·고용 1위' 등 화려했던 수식어는 잊고,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마산자유무지역은 대내외적으로 위기에 봉착해 있다. 정보통신(IT)에서 촉발된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첨단기술의 옷을 입은 새로운 부가가치산업이 등장했지만,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입주기업은 그만큼의 혁신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입주기업 117개사, 수출 10억 달러, 고용 5400명'이라는 값진 자산을 잘 가꿔나간다면 위기를 기회를 바꿀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입지여건 등 우수한 강점 살려야 = 도심형 산업단지인 마산자유무역지역에는 인근 창원국가산단 등을 중심으로 전후반 연관산업이 발달해 있다. 5% 이상 세계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12개 글로벌 강소기업과 37개 기업부설연구소가 있다. 더불어 45년 이상 장수기업이 자연스럽게 향토기업화된 점도 강점이다.

자유무역지역은 국가가 소유한 토지에 즉시 입주할 수 있는 표준공장을 갖추고 있어 세계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창업기업에 최적의 장소로 손꼽힌다.

지난 8월 열린 마산자유무역지역 발전 포럼에서 홍진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한된 입주공단 내에서 퇴출과 진입이 원활하지 못해 자유무역지역 전체의 성장잠재력이 저하하고 있다"면서 "성장, 성숙기의 기업뿐 아니라 창업기업의 입주를 통해 생동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인건비와 물류비 상승, 기반시설의 노후화, 산학연 협력관계 미흡, 고부가가치 업종으로의 전환 미비 등을 마산자유무역지역 쇠퇴 원인으로 꼽았다.

이 가운데 비용 상승을 제외하면 나머지 요인은 바꿀 수 있다.

▲ 50돌을 맞은 마산자유무역지역이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마산자유무역지역 전경. 왼쪽과 오른쪽 뒤편에 보이는 건물이 표준공장이다.  /경남도민일보 DB
▲ 50돌을 맞은 마산자유무역지역이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마산자유무역지역 전경. 왼쪽과 오른쪽 뒤편에 보이는 건물이 표준공장이다. /경남도민일보 DB

홍 연구위원은 "인근에 대학, 연구소가 자리 잡고 있어 다양한 분야의 연계협력이 가능하다"며 "자유무역지역 클러스터를 구축해 기업 간 연계를 강화하고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을 포함해 산학연 연계 활성화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완기 경남테크노파크 원장은 "입주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 업종 간 기술 교류 및 미니클러스터 형성, 스마트 산단화를 통한 제조 혁신, 연구개발 역량 강화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도기업 유치, 제2자유무역지역 제안 = 많은 전문가는 한때 지역 내 수출 80%를 담당했던 노키아TMC가 2014년 철수한 이후 마산자유무역지역이 쇠락의 길을 걸었다고 진단한다. 실제 노키아 철수 이후 대표할만한 기업을 유치하는 데 실패했다. 그래서 선도기업(앵커기업)을 육성하거나 유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마산 제2자유무역지역 조성과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송백훈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전기·전자·기계로 대표되는 특화기업을 유치해야 한다"면서 "외국인의 직접 투자보다는 앵커기업(선도기업)의 역할을 하는 국내 중견기업을 우선 유치해 이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홍진기 위원도 "수도권이나 동남권의 입지 수요를 고려한다면 마산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다. 변화한 환경을 반영해 중소·중견기업을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키우기 위한 기업 유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산 제2자유무역지역 조성 요구는 이어지고 있다. 최한석 ㈔미래발전연구원 부원장은 "신규입지 수요조사에서 현재 마산자유무역지역 기업의 70%가 확장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전자·정밀기기산업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 제2자유무역지역을 신설해 이러한 산업기반을 강화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석호 경남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2012년 연구용역 당시 후보지로 거론된 구산면 수정지구는 부족한 용지와 높은 지가로 경쟁력 저하 우려가 있어 오히려 합포지역 일반산단지역을 자유무역지역으로 전환해 혁신형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구조고도화 '젊은 산단'으로 변신 중 = 도로가 좁고, 표준공장과 기숙사 등 공공시설이 노후화됐다는 지적에 따라 2009년 1차 구조고도화사업으로 주차빌딩 1개동, 표준공장 3개동을 지었다. 삼호천변 도로와 간선도로 확장도 했다.

2012년 시작한 2단계 구조고도화사업으로 노후 공장 6개 동을 표준공장으로 재건축하고 새로운 입주기업을 맞았다.

또한, 스마트혁신지원센터를 착공하는 등 대대적으로 스마트화를 준비 중이다. 총 102억 원을 투입한 스마트혁신지원센터는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입주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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