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247명 대상 실태조사
99% "내년까지 계약 유지를"

코로나19 이후 방과후 학교 강사 10명 중 8명이 수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방과후강사노동조합 경남지부는 7일 경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방과후 강사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조는 방과후 학교 수업 재개와 계약 기간 연장을 촉구했다.

◇'사실상 실업 상태' 90% = 노조가 지난 9월 16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방과후 강사 124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태조사한 결과, 응답자 79.5%가 올해 2학기에는 수업을 못해 소득이 '0원'이라고 답했다. 10명 중 8명이 수입이 없다고 한 셈이다. 월평균 수입은 지난해 216만 원에서 올해 13만 원으로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이후 경제적으로 어려운가'라는 질문에는 81.6%가 '매우 그렇다', 17.3%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사실상 실업'이라고 한 응답자도 90%에 달했다

방과후 강사들은 '휴가·병가·휴직 등 최소한의 노동기본권이 없다'(94%), '1년마다 재계약과 면접절차 등 위수탁 계약 과정의 어려움'(98.4%), '학교장 마음대로 하는 일관성 없는 채용 절차'(84.7%), '오래도록 동결된 낮은 수강료'(97.6%)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피해 구제 대책으로는 '방과후 강사에 대한 현금성 지원, 대출 지원 확대'(97%), '학교 수업이 시작되면 방과후 수업도 함께 재개'(99%), '농어촌 지역 등 정부예산 투입 수업료 일부 보전'(97%), '2020년 시행되지 못한 위수탁 계약 2021년까지 유지(99%)' 등을 꼽았다.

◇"이제 더 버틸 수 없다" = 권지영(45) 강사는 "1학기 때 방과후 수업이 없어 학교 돌봄 일을 했다. 그마저도 2학기에는 1학기에 참여하지 못한 다른 방과후 강사에게 일자리를 주고자 배제됐다. 9월부터 지자체 희망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몇 개월간 단기적인 일이어서 곧 일이 없다. 생계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데, 수입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계속 대출을 해서 생활을 했는데, 이제 더는 대출도 할 수 없다"며 답답해했다.

손명숙 방과후강사노조 경남지부장은 "도교육청은 지난 8월 2학기 방과후 수업 재개를 약속했지만, 도내 초등학교 중 재개한 학교는 손에 꼽을 정도"라며 "도교육청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정규 수업과 함께 방과후 수업이 재개될 수 있게 노력해달라"고 했다.

이에 도교육청 초등교육과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조정에 따른 학사운영 방법이 안내되면 2학기 방과후학교 운영 활성화 안내 공문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9월 기준으로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는 초등학교는 50%(261개교)로 집계했다. 또, 총 계약기간 2년 범위에서 코로나19로 수업을 하지 못한 기간에 대해서는 계약 연장이 가능하도록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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