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세종으로 통폐합 방침
노동자 40여 명 해고 위기에
정규·비정규직 공동대응 나서

한국지엠이 '창원물류센터' 폐쇄 방침을 밝힌 가운데 비정규직·정규직 노동자가 공동 대응에 나섰다.

창원물류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는 지난 8월 노동조합을 설립해 쟁의권 확보에 나섰고, 정규직 노동자는 임단협을 통해 폐쇄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지엠 창원물류센터는 한국지엠 내 직영 정비사업소와 부품대리점 등에 들어갈 차량수리용 부품 배송을 담당하는 곳이다.

창원물류센터에는 직영 현장직 9명·사무직 11명과 비정규직 25명이 일하고 있다. 이 중 비정규직 노동자는 적게는 15년, 많게는 25년 동안 물류센터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일했다.

한국지엠 사측은 지난 2월 창원물류센터와 제주부품사업소 폐쇄를 통보했다. 사측은 부품물류 구조 단순화를 폐쇄 이유로 들었다. 창원 센터와 제주 사업소를 세종물류센터로 통합해 조직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통합 이후에는 물류 업무를 외주화할 것이라는 계획도 세웠다.

앞서 한국지엠은 지난해 1월 정비부품지회에 인천부품물류센터를 폐쇄하고 세종부품물류센터로 통합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13명 중 12명은 해고됐다. 나머지 1명은 한국지엠 부평공장 비정규직지회에 가입, 복귀 투쟁에 들어갔다.

창원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인천물류센터 전철을 밟지 않고자 사측 폐쇄 통보가 있고 나서 곧바로 투쟁에 들어갔다.

비정규직·정규직 공동 대응팀을 꾸리고, 지난 7월 21일 센터 내 천막을 쳐 밤샘농성을 시작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8월 19일 노조총회를 거쳐 24일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부품물류 비정규직지회를 세웠다. 정규직 노조는 임단협에 '물류센터 폐쇄 철회'를 정식 안건으로 올렸고 9월 2일 파업 쟁의권도 확보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지난해 비정규직 585명을 집단해고한 데 이어 또다시 노동자를 길거리에 내몰려 한다"며 "창원물류·제주부품 폐쇄는 물류비용을 증대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자에겐 고용불안을, 고객에겐 불편을, 협력업체는 줄도산을 부르는 창원물류·제주부품 폐쇄를 반드시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원 한국지엠부품물류 비정규직지회장은 "인천물류센터는 사측 통보부터 폐쇄까지 3개월이 걸렸다"며 "창원은 비정규직·정규직 노동자가 함께 투쟁하며 폐쇄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말 사측이 '해고 통보'를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데, 파업 등 공동 투쟁과 세종물류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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