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지난 24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상향하고, 기후위기 대응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의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을 재석 258인 중 찬성 252인, 기권 6인으로 가결했다. 이번 여름의 긴 장마, 폭우, 태풍 등 기상이변을 기후위기로 인식했다는 점에서 결의안 통과는 큰 의미가 있다. 위기를 해결하는 첫 열쇠는 위기를 인식하는 데 있다.

결의안에 정부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특별보고서 권고대로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해야 하며 2050년까지 탄소배출 순제로를 달성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에 부합하도록 적극 상향하여 장기저탄소발전전략을 국제사회에 제출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 수립 및 추진을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크게 환영한다.

결의안 내용을 보면 그동안 우리가 받았던 기후악당국이라는 비난을 벗어날 수도 있겠지만 현재 기후위기 대응으로는 크게 부족하다.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결의안 내용을 지킬 수 없다.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450GW 이상, 매년 15GW 이상 늘려야 한다. 현재의 연 4GW 느는 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선언은 공염불이 되기 쉽다. 태양광, 풍력에 대한 거짓뉴스를 하루빨리 불식하고 선진국처럼 속도를 내야 한다.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현재 5%에 불과하지만 태양광 사업 세계 1위, IT 최강국, 최고의 조선기술을 가진 우리나라는 마음만 먹으면 단기간에 30~40%까지 끌어 올릴 수 있다. 석탄발전소를 조기 폐쇄하고 영국, 독일 등 유럽 선진국의 두 배 수준인 1인당 전력소비를 대폭 줄이면 결의안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기후학자들은 기후위기를 극복할 시간이 10년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잔뜩 겁에 질려 있다. 이산화탄소 대기 중 농도는 절대로 넘어서는 안 된다는 400PPM을 이미 4년 전에 넘었고 현재 417PPM까지 넘었다. 현재 상황이 계속되면 2025년 경 지구 평균온도는 1.5도가 증가할 것이고 지금의 태풍, 폭우, 대형 산불은 낭만적이었다고 말할 것이다. 기후위기 대응에 당장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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