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의원 환수율 지적에 국세청장 "탈세 엄정 대처"

올해 유독 낮은 환수율에 따른 5만 원권 부족 현상과 관련해 단순한 현금 보유 수요 증가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광재(더불어민주당·원주시 갑) 의원은 2일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5만 원권 발행 및 환수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5만 원권은 발행이 시작된 2009년부터 올해 7월까지 227조 9801억 원이 시중에 풀렸고, 49.1%(112조 423억 원)가 환수됐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한 올해 1~7월만 놓고 봤을 때 환수율은 31.1%에 그쳤다.

올해 낮은 5만 원권 환수율에 대해 코로나19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예비적 목적으로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려는 인식이 커졌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낮은 금리에 굳이 현금을 은행에 맡기지 않으려 하거나,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고령층이나 일부 지역에서 현금을 여유 있게 갖고 있으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은 미국·유로지역 최고액권 화폐 환수율을 근거로 의문을 제기했다. 환수율이 낮다는 것은 지폐가 유통되지 않고 개인 금고 등에 묶여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의원이 공개한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미국 100달러 환수율은 2015~2019년 매년 70%를 웃돌았다. 500유로도 2015~2018년 환수율이 9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이 의원은 앞서 지난달 31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부동산 다운 계약 등 음성적 거래가 암암리에 확산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낮은 환수율이 현금 보유 성향 증가 때문이라 해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대지 국세청장은 "고액화폐 수요 증가 원인은 저금리 기조도 있지만, 탈세의 목적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융정보분석원의 여러 분석 자료와 현금 영수증 등 정보 수집을 강화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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