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침체·현금보유 경향
전국적으로 5만 원권 품귀
한은 발행 확대·흐름 주시

경남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5만 원권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발행을 늘리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올해 5만 원짜리 종이 지폐 부족 현상은 코로나19 사태로 현금을 갖고 있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도내에서는 경남은행이 한때 일부 현금인출기(ATM)에 5만 원권을 뽑을 수 없다는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농협은행 경남영업본부는 지난해 매주 5만 원권 200억 원어치를 받아 각 영업점에 배분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한 달에 200억 원어치 규모로 줄였다. 한국은행에서 받아 올 수 있는 5만 원권이 부족해서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7월부터 5만 원권 부족 현상이 나타났는데, 경기 침체 때문에 자영업자와 유통업자 등 사이에서 현금이 돌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최근에는 한국은행으로부터 공급이 늘어 조금 나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도 "한국은행에서 받아오는 5만 원권이 약 4분의 1로 줄었다. 소비 침체로 환수가 잘 안 돼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5만 원권 환수 감소는 통계로 나타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올해 4∼7월 전국적으로 5만 원권 1조 1226억 원이 환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조 9514억 원)과 비교하면 77.3%나 줄어든 것이다. 통계는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으로부터 환수받은 수치다.

시중은행은 보관 비용 탓에 고객이 입금한 지폐 가운데 적정량만 남겨 두고 한국은행으로 모두 보낸다. 최근 시중은행에 5만 원권이 들어오지 않으니 한국은행에 환수도 적은 것이다.

또 자영업자 등이 낮은 금리 탓에 굳이 현금을 은행에 맡기지 않으려는 심리도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5만 원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 올해 4∼7월에만 7조 1474억 원을 발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조 9528억 원)보다 조금 늘었다. 다만, 제작 비용·기간 등을 고려하면 무작정 발행을 늘릴 수 없어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은행 발권기획팀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와 낮은 금리 탓에 5만 원권을 예비적 목적으로 보유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 같다"며 "거래가 많다면 자연스럽게 화폐가 돌 텐데,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화폐 유통이 저조한 현상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 한국은행 5만 원권 발행, 환수 수치가 맞지 않아 바로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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