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비건립위 1년여 노력 결실
모든 과정 군민이 주도해 의미

산청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위안부 기림일인 14일 오후 6시 30분 산청군 산청읍 옥산리 산청청소년수련관 주차장에서 열린다.

제막식은 산청군평화비건립위원회 주관으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기억하고 그리움을 달래는 춤으로 시작해 아리랑을 제창하며 마무리는 산청군 의회 심재화 의장을 비롯해 1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소녀상 설립을 축하하고 역사를 기억하자는 의지를 다지는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성락 산청군평화비건립위원회 공동 상임대표는 "코로나19와 정의연 논란으로 말미암아 홍보와 모금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소녀상 본연의 의미를 추구하려는 의지와 주변의 동참과 격려로 기림일에 제막식을 한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며 뜻을 함께 해 준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산청군평화비건립위는 지난해 7월 일본 침략전쟁의 성노예로 강제 동원되어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자들의 위로와 일본군 성노예 문제 및 강제노역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증진해 여성인권과 평화에 대한 역사적 교훈을 전달하고자 산청군에 구성물을 마련하려고 발족한 민간단체이다.

이 단체는 설립 후 박수남 감독의 다큐멘터리 <침묵> 상영을 비롯해 역사기행, 전통장 모금활동 등 1년여간의 활동을 진행하며 총 32개 단체와 기관이 동참했고, 산청군 안팎 640명이 건립위원으로 가입하며 뜻을 모았다. 이러한 과정 가운데 지난 2월 산청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 대사관 앞에 최초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 김운성 부부작가와 만나 6월에 정식 계약을 맺기까지 모양과 위치 그리고 명칭에 대해 여러차례 회의와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이 결과 위원회는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과 같은 좌상으로 하고 명칭은 산청 평화의 소녀상으로 결정했다. 설치 장소는 산청군의 협조로 산청군 청소년수련관 앞 소나무 아래로 결정해 이날 제막식을 하게 되었다.

특히 이날 제막하는 산청 평화의 소녀상은 이데올로기 대립의 종식을 상징하는 끊어진 철조망과 지리산 배경석 등의 세부사항을 추가한 형태로 제작되었으며 지리산 배경석 제작은 김서경, 김운성 작가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져 의미를 더했다.

산청군 평화비를 제작한 김서경, 김운성 부부작가는 최초의 소녀상을 제작한 작가다. 특히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표현의 부자유전, 그 이후)'에서 소녀상을 전시했다가 주최 측의 전시 중단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산청은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동원돼 해방 후에도 온갖 후유증에 시달렸던 김옥순 할머니와 김우명달 할머니 고향으로 두 할머니는 해방 이후 2007년 3월 사망하기 전까지 산청에서 지냈다.

이와 관련해 최세현 지리산 생명연대 공동대표는 "이번 산청 평화의 소녀상 건립 과정에서 가장 의미 있는 점은 관 주도가 아닌 군민 스스로 의견을 조율하고 결정해서 이루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며 "이런 점에서 산청 평화의 소녀상은 산청군의 시민운동의 새로운 갈림길이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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