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에 많은 학교가 여름방학을 맞았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렵게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던 학교가 휴식기에 접어든 겁니다. 여름방학 전 학교마다 상반기에 진행할 수 있는 체험활동을 해나가고자 노력했는데요. 어떤 활동들이 있었는지 살펴봅니다.

 

생각을 열다, 내일을 바꾸다

함안중 학생회실 마련해 자치 강화

창원 양덕중 비대면 공청회 이색적

▲ 함안중 학생들이 지난달 30일 문을 연 학생회실에서 토론하고 있다. /함안중
▲ 함안중 학생들이 지난달 30일 문을 연 학생회실에서 토론하고 있다. /함안중

일부 학교에서 학생들이 자치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학생회실이 만들어졌고, 학교생활규정을 개정하는 공청회도 열렸다.

함안중학교는 지난달 30일 학생회실을 마련해 문을 열었다. 학생들이 자치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별도 공간이 생긴 것이다. 학교는 경남도교육청이 올해 처음으로 시행하는 학생회실 구축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도교육청은 올해 도내 초·중·고 각 3개교씩 총 9개교를 선정해 학생회실 구축, 운영 계획을 세웠다.

이날 이필우 도교육청 교육인권경영센터장이 학생자치 활동을 주제로 강연하고, 학생들이 토론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학생들은 코로나19 시대에 자치활동을 어떻게 진행할지 의논했다. 토론에 참여한 학생들은 계획부터 실행까지 직접 하는 간부수련회를 열고, 1학기에 취소한 체육대회를 2학기에는 e-스포츠대회 등으로 해보자고 제안했다.

또 학생생활규정에서 △학생 소지품 검사 항목 삭제 △학생 두발 규정 중 펌·염색 허용 등을 담아 개정해달라고 요구했다.

▲ 창원 양덕중이 지난달 23일 학생생활규정 개정 학생 공청회를 진행하고 있다. /창원 양덕중
▲ 창원 양덕중이 지난달 23일 학생생활규정 개정 학생 공청회를 진행하고 있다. /창원 양덕중

창원 양덕중학교는 지난달 23일 학생생활규정 개정 학생 공청회를 열었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이 병행되기에 전교생이 모일 수 없어서 생활규정 개정을 제안하는 학생들은 강당에서 발표하고, 등교한 1·2학년 학생들은 교실에서 TV를 통해 발표를 들었다. 등교하지 않은 3학년 학생들은 집에서 유튜브로 들으면서 실시간 채팅으로 의견을 냈다.

황금주 교장은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생활규정 개정 공청회를 취소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학생회에서 유튜브 채널을 이용해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이 시대에 필요한 역량은 창의력과 도전정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항 교장은 그러면서 "학생생활규정을 스스로 만들고 지켜나가는 과정에서 학생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청회를 진행한 3학년 황정훈 학생회장은 "새로운 방식으로 공청회를 준비하며 힘들기도 했지만, 공청회를 통해 학생들 의견을 수렴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 의견을 반영한 생활규정이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더 잘 지켜야겠다는 책임의식을 느낀다"고 말했다.

 

알고 있수? 나 명사수!

김해외동초 가상현실 운동체험

▲ 김해외동초 학생들이 가상현실 스포츠실에서 양궁을 하는 모습./김해외동초
▲ 김해외동초 학생들이 가상현실 스포츠실에서 양궁을 하는 모습./김해외동초

김해외동초등학교는 지난 3월 가상현실 스포츠실 구축 사업을 해서 6월 등교수업과 함께 활용했다. 가상현실 스포츠실은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김해시청에서 예산을 지원해 설치됐다. 교실 두 칸(약 130㎡)을 활용해 만들었고, K마크를 획득한 객체 인식과 시뮬레이터 시스템, 빔프로젝터 2기, 키오스크 2기, 미세먼지 필터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학생들이 실내에서 공을 차거나 던져 벽에 설치된 스크린의 목표물을 맞히면 특수센서가 움직임을 감지해 점수를 알려준다. 구기 종목뿐만 아니라 양궁, 단거리 달리기 등에 활용할 수 있다.

4·6학년 체육 전담 교사는 "야외 체육활동에 소극적인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체육활동을 하도록 흥미 유발을 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씨나 비가 올 때도 걱정 없이 체육수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체험에 참가한 6학년 학생은 "평소에 하던 운동이지만 가상현실을 이용해서 하게 되니 새롭고, 양궁처럼 쉽게 할 수 없는 운동을 해봐서 즐거웠다"라고 말했다.

 

칭찬은 고구마도 춤추게 해요~

합천 야로중 칭찬효과 실험

▲ 칭찬 실험에 활용된 고구마들. /합천 야로중
▲ 칭찬 실험에 활용된 고구마들. /합천 야로중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활동을 펼친 학교도 있었다. 합천 야로중학교는 고구마로 좋은 말의 가치를 실험했다.

야로중은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좋은 말 고구마'와 '나쁜 말 고구마' 실험을 했다. 한 고구마에는 좋은 말을 하고, 다른 고구마에는 나쁜 말을 해서 성장 속도를 비교하는 실험이다. 지난 6월 8일 실험을 시작해서 한 달 이상 이어갔다.

실험 상황을 매일 관찰일지로 기록 중인 정여민 학생(3학년)은 "처음에는 나쁜 말 고구마의 싹이 빨리 나와서 실험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으나, 좋은 말 고구마의 성장상태가 좋아지는 것을 보고 상당히 신기했다"고 말했다.

야로중은 학생들끼리 좋은 말 사용을 생활화하고 내면화하기 위한 지도 방안으로 고구마 실험을 했고, 학생자치회는 좋은 말 고구마의 성장 속도가 빠른 이유에 대해 토론도 했다.

 

안전한 운전습관 여든까지 간다네

거창 주상초 자전거 교실

▲ 자전거 교육을 받는 학생들. /거창 주상초
▲ 자전거 교육을 받는 학생들. /거창 주상초

거창 주상초등학교는 지난달 17일 3층 강당과 운동장에서 '2020년 어린이 자전거 교실'을 열었다.

자전거 교실은 흥사단 거창지부에서 학교를 방문해 진행했다.

유치원 교실에서 안전교육을 했고, 초등학생은 3층 강당에서 이론교육 1시간, 운동장에서 실기교육 2시간을 했다.

이론교육으로 올바른 자전거 이용방법, 교통안전교육을 했다. 실기 교육으로는 자전거 끌기, 타고 내리기, 출발, 멈추기, 수신호, 건널목 통행 등을 몸으로 익히게 했다.

아울러 실기시험에서 10개 코스 중 7개 코스를 통과한 학생에게 합격증을 줬다.

송성동 교장은 "자전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학생에게 '자전거=차'라는 사실을 인식시키고,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길러 학생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이용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자전거 교실을 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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