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창원시가 조각가 문신 탄생 100주년을 2년 앞두고 기념사업 추진을 선포했다. 기념사업에는 문신 예술 국제심포지엄, 문신학술상 시상, 문신 조각 특별전시회 개최, 벽화 설치, 전집 제작, 문신아트 창작센터 운영, 문신 예술의 중고등학교 교과서 등재, 문신 축제, 생가 매입 기념관 조성 등 영역이 방대하다. 창원시는 문신 탄생 100년이 되는 2022년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창원시는 2018년부터 기념사업 태스크포스를 꾸려 사업의 골격을 가다듬었다.

창원시가 문신 100주년 기념사업을 야심 차게 준비해 온 만큼 문신의 예술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창원의 예술적 잠재력이 제고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선결 과제가 있을 것이다. 문신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화려하고 다채로운 기념사업의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 문신은 예나 지금이나 창원시가 도시 대표 문화 브랜드로서 추구하는 이름이다. 2008년 경남연구원이 수행한 '조각가 문신의 문화브랜드화 방안'에서 문신을 안다는 사람은 전국 평균 3.9%였고, 경남에 국한할 경우 37.1%로 나타났다. 예술가 문신의 세계적 위상을 고려하면 매우 실망스러운 수치이다. 경남연구원은 문신 예술의 문화 브랜드화 추진을 위해서는 낮은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과제라고 결론 삼았다.

당시 조사 결과는 시간이 꽤 흐른 지금도 크게 달라졌을 것 같지 않다. 이는 문신 예술의 거점 구실을 하는 창원시립문신미술관이 도심에서 떨어져 있는 접근성 문제와 관련이 크다. 문신 예술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도 인근 마산창동예술촌이나 경남도립미술관 등에 문신미술관 분관을 개관하는 방향을 추진하거나, 문신 예술을 상시로 접하는 전용 공간을 마련했으면 한다.

문신 예술을 통해 창원시가 문화관광 도시화를 추구한다면 높은 문턱을 낮추는 것이 급선무다. 대중예술이 아닌 본격예술은 저변 확대에서 어려움이 더욱 크다. 아무리 예술가 기념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더라도 그 작품이 널리 알려지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조각가 문신은 자신의 미술관을 애향심 하나만으로 태어난 도시에 기증했다. 창원시가 위대한 예술가로부터 받은 혜택에 보답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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