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초대형 사업 약정, 업계 다른 계약 긍정 영향 전망
거제·통영 일자리 기대 속 "연차 발주 현원 유지될 듯"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카타르와 23조 6000억 원대 LNG선 발주권리를 보장하는 약정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실현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거제와 통영에서는 약정 체결 소식으로 조선업 고용 확대 등 경제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선업이 지역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거제와 통영, 고성 등 3곳은 조선업 불황으로 고용위기지역 지정에다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타지역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는 곳이다.

이 때문에 이번 계약이 산업 전반의 고용 확대 등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지역 주민들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약정 체결이 바로 LNG선을 건조하게 되는 발주 계약이 아니기 때문에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페트롤리엄(Qatar Petroleum·이하 QP)과의 향후 진행과정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약정 효과는 어느 정도? = QP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계약 규모는 국내에 알려진 대로 700억 리얄(약 23조 6000억 원) 수준으로 100척 이상 규모다. 그런데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려면 배를 건조하게 될 공간(독)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란다. 이에 정식 발주 전 공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이번과 같은 약정을 하게 됐다.

이번 약정에 따라 조선 3사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순차적으로 정식계약을 하게 되며, 구체적인 LNG선 인도는 정식 계약 때 결정된다. 이번 약정에서는 2027년까지 인도를 완료하기로 돼 있다. 이후 QP는 LNG선을 운영할 선사 입찰을 진행하게 되는데 업계는 6~10월로 예상한다. 선사가 정해지면, QP는 조선소와 해당 선사에 정식 발주를 하게 되는데 빠르면 올해 말부터 순차적 계약이 될 전망이다.

이형운 거제시 조선경제과장은 "카타르발 LNG선 대량 수주에 따라 조선업계 문제로 대두한 기술인력 유출 문제가 해소되고, 하청 노동자의 대량 실직 사태도 막을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이 과장은 이어 "지역상권도 크게 활성화돼 지역 소상공인들의 매출 신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환중 거제상공회의소 회장도 "조선소 일감이 줄어 감원바람이 이는 시점에 들려온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라며 100척 중 절반 이상은 거제로 오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약정서의 비밀유지 합의에 따라 업체별로 할당된 계약 규모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3개 조선사 중 2개가 거제에 위치해 단순히 계산해도 60척 이상은 거제로 오게 될 전망이다.

특히, 전체 물량 23조 6000억 원을 산술적으로 3사가 5년간 수주하는 물량으로 나누면 조선소 1곳당 연간 1조 5000억 원이나 된다. 이는 2300억 원대 LNG선 7척을 수주하는 규모다.

연간 70척의 건조능력을 보유한 삼성중공업을 예로 들면 LNG선으로 한정했을 때 연간 LNG운반선 16척을 건조할 수 있다. 이 중 7척을 건조하게 되면 연간 수주 물량의 40%를 확보한다는 이야기다.

◇발주까지 변수는 없나? = 하지만, QP는 100척 규모라고 했지만 이후 실제 발주과정에서 이보다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건조 기간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는 해양 플랜트와 달리 LNG선은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으로도 건조가 가능하다. 따라서 카타르발 대규모 LNG 운반선 발주가 대규모 고용 유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 관계자는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지 않고 연차적으로 발주될 예정이어서 현재 생산 인력으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규모 고용유발 효과의 낙관론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했다.

그럼에도, 이번 약정이 향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은 크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카타르발 LNG선 건조 예약이 하반기에 예고된 다른 프로젝트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며 "독 선점이 다른 선사에도 영향을 미쳐 하반기 지속적인 LNG선 수주로 올해 목표인 84억 달러 수주 달성에 희망적인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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