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카타르 약정 체결
"지역·산업계 단비 같은 소식"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카타르로부터 대규모 LNG선 발주 권리를 따냈다.

규모만 23조 6000억 원에 달해 그동안 수주 부진으로 어려움에 처했던 조선업계는 물론 거제와 통영지역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정식 계약으로 이어지면 LNG선 건조 역사상 최대 규모다.

조선 3사는 지난 1일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페트롤리엄(Qatar Petroleum·이하 QP)과 발주권리를 보장하는 약정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서울과 카타르를 화상으로 연결해 진행된 이날 협약식에는 사드 알 카아비 카타르 에너지장관 겸 QP 대표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중간지주회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협약은 QP가 2027년까지 조선 3사로부터 LNG선 건조 공간(슬롯) 상당 부분을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업계는 보통 대규모 사업을 위해 정식 발주 전 공간을 확보하는 계약을 먼저 맺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밀유지 합의에 따라 업체별 할당된 슬롯 계약 규모 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QP는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계약 규모를 100척 이상, 규모는 700억 리얄(약 23조 6000억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 이성근(왼쪽) 대우조선해양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카타르 LNG운반선 슬롯예약계약 MOA 서명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성근(왼쪽) 대우조선해양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카타르 LNG운반선 슬롯예약계약 MOA 서명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업계에 따르면 카타르의 LNG 운반선 발주는 익히 알려졌었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연간 LNG 생산량을 기존 7700만 t에서 2027년까지 1억 2600만 t으로 늘린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카타르는 지난 4월 약 3조 5000억 원 규모(16척)의 대형 LNG운반선 관련 건조공간 확보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위기감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QP가 대부분 선박을 우리 조선 3사에 주문하기로 함에 따라 다시 한 번 우리의 기술력을 인정받게 됐다. 세계 2, 3위 조선소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위치한 거제시도 이번 협약에 큰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2일 개인 페이스북에 환영 영상을 올렸다. 변 시장은 "코로나19, 조선산업 위기로 힘들어하던 거제시민들에게 모처럼 기쁜 소식이 카타르에서 들려왔다"며 "조선산업이 흔들림 없는 거제 100년 먹거리 산업으로 발전하도록 시장으로서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도 "이번 QP 측의 LNG 프로젝트가 대규모 LNG선 건조를 검토 중인 다른 선사들 발주 계획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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