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연 "관련 기업 영업익↓…제품 고기능화해야"
사양산업 인식 벗어난 새 성장전략·경쟁력 강화 강조

코로나19 사태로 동남권 경공업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새 성장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BNK금융경영연구소 동남권연구센터는 지난달 29일 '동남권 경공업 동향 및 시사점'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동남권 경공업 사업체 수는 2018년 기준 2만 7262개, 종사자 수는 17만 3426명으로 조사됐다. 사업체 수와 종사자 수가 전국 경공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4%, 14.2%로 나타났다.

사업체 수는 부산이 동남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6%로 가장 높은 가운데 경남(43.4%), 울산(9%)이 뒤를 이었다. 종사자 수는 경남이 48.5%로 가장 높았으며, 부산(43.1%), 울산(8.4%) 순이었다.

업종별로 종사자 수 기준으로 고무플라스틱(30.1%), 식료품(27.6%), 섬유제품(11.4%) 등 상위 3대 업종이 동남권 경공업에서 69.1%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의복(7.1%), 가죽신발(5.7%), 기타제품(4.8%), 목재(3.9%), 가구(3.6%), 인쇄(3.5%), 음료(1.7%), 담배(0.7%) 순이었다.

동남권 경공업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업체 수, 종사자 수 증가세가 확대됐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둔화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동남권 제조업에서 경공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업체 수 36.3%, 종사자 수 21.6%로, 사업체 수 연평균 증가율은 2010~2014년 1.6%에서 2014~2018년 0.4%로 둔화됐다. 종사자 수도 같은 기간 2.6%에서 0.1%로 낮아졌다.

올해 동남권 경공업 부진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비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1분기 생산은 의복(-32.7%), 가죽신발(-18.7%) 등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수출도 고무제품(-12.9%), 기호식품(-5.6%), 플라스틱제품(-6.2%), 기타직물(-7.5%), 편직물(-1.9%) 등 5대 수출 품목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4.1%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공업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도 전년 동기 대비 2.2% 줄어드는 등 고용 부문도 부진했다.

연구센터는 동남권에 입지하고 있는 21개 경공업 관련 상장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1% 감소했으며, 상대적으로 규모 등이 취약한 비상장기업은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오랜 기간 활력이 약화돼온 경공업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비 부진 등으로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고 지적하며 경공업이 동남권 경제성장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새 성장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베트남 등 외국에 공장을 둔 경공업체들이 리쇼어링(Reshoring·해외에 있는 자국 기업을 세제 혜택,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정책) 대상 지역으로 동남권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유관기관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유인책을 마련하는 게 요구된다고 밝혔다.

백충기 연구위원은 "경공업은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성장산업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첨단기술 개발과 적용을 통해 의류, 신발, 고무, 플라스틱 등 경공업 관련 제품의 고기능화 및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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