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허성무 창원시장이 정부, 그리고 고용 위기를 겪는 두산중공업과 STX조선해양에 고용안정 대책을 주문했다. 이는 두 기업 노동자들이 겪는 고용 불안정과 그것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여러 차례 한 데 이어 유급휴가에 들어갔다. STX조선은 순환 무급휴가를 한 지 2년이 지났다. 두산중공업은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으로부터 2조 4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자금을 지원받았다. 허 시장은 두산중공업이 정부의 긴급지원금을 고용안정에 써야 하며, 정부가 고용안정 특별대책을 추진 중인 STX조선도 직원 고용 지원에 눈 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허 시장은 정부 대책도 주문했다. 두산중공업에는 창원국가산단의 에너지산업 융복합단지 지정을 통한 재생에너지산업 전환, 가스터빈 발전산업 기술력 확보 등에 대한 지원을 촉구했다. STX조선에는 금융과 선박 에너지 산업 육성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두 기업과 하청기업 직원·가족들이 대거 거주하는 성산구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신규 지정해 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창원시는 지난해보다 2409명의 인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체 경남의 순유출 인구 5750명 중 절반을 차지한다.

창원시 요구에는 해당 기업 경영진에 대한 책임은 생략되어 있어 아쉽다. 노동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2019년 3분기 영업이익이 3466억 원에 이르는데도 두산 사주 일가는 단기 차입금 4조 626억 원을 통해 금융 비용만 1조 원 넘게 지출함으로써 흑자를 적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2017년과 2018년 당기순이익 적자 상태에서 해마다 175억 원의 배당금을 ㈜두산으로 가져갔다. 또 STX조선은 무리한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운 것이 위기의 원인이었다. 그나마 STX조선은 강덕수 회장이 사퇴한 바 있지만 두산중공업은 사주 일가와 경영진이 무리한 배당 잔치와 내부거래 등으로 기업을 위기에 빠뜨리고도 책임지는 이가 없다. 실패한 경영에 책임지는 이 없는 대책으로는 고용 위기를 포함하여 기업 위기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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