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일자리 탓 시간제 구인 공고에도 지원자 몰려
업주, 매출 감소에 주휴수당 못 줘 근무시간 쪼개 고용

창원시 의창구에서 10년째 제과점을 운영 중인 김모(39) 씨는 지난 9일 취업포털사이트에 제과점 아르바이트생 모집공고를 올렸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이전보다 매출이 40% 이상 줄었지만, 아르바이트생을 추가로 채용하지 않고서는 매장을 운영하기 버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제과점 2곳을 운영하면서 매장마다 4명씩 총 8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한 주에 15시간씩 근무 중이다.

김 씨는 "아르바이트생 3∼4명 정도를 모집하려고 공고를 올렸는데, 이틀 만에 지원자 20여 명이 연락을 해왔다. 이 중에는 바빠서 받지 못한 전화도 있었다"며 "연락이 오는 지원자 중에서는 요즘 수입이 너무 적어서 '투잡'을 해야 한다면서 개인 사정을 털어놓는 이들도 있었다. 안타깝지만 매장 사정상 많은 직원을 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주휴수당과 퇴직금을 챙겨주며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조모(53) 씨가 상남동에서 운영 중인 카페에는 김 씨 매장보다 더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카페에는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를 낸 지 닷새 만에 무려 100여 명의 지원 문의가 이어졌다. 그는 지난 3월부터 카페를 운영, 이곳 직원들은 주당 14.5시간씩 일하고 있다.

조 씨는 "지원자가 많아서 모든 연락을 받을 수 없을 정도였다"며 "지원서를 보고 카페 아르바이트 경력이 있는 이들 위주로 8명을 채용했고 직원들에게 주휴수당 등을 주지 않기 위해 14.5시간만 일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경력직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코로나19 여파로 일자리가 큰 폭으로 감소한 지난 14일 서울 한 고용복지센터에서 구직자가 구직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도내에서도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에 100명이 문의를 하는 등 구인난이 심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코로나19 여파로 일자리가 큰 폭으로 감소한 지난 14일 서울 한 고용복지센터에서 구직자가 구직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도내에서도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에 100명이 문의를 하는 등 구인난이 심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영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학생들 아르바이트 자리도 크게 줄어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아르바이트 구인이 이전보다 크게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있던 자리마저 없애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근근이 버티는 자영업자들도 주휴수당 지급 부담을 덜고자 근무시간을 줄여 '쪼개기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고 있다. 장사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인건비를 그대로 유지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찾는 이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이들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도 경쟁이 너무 치열해 좀처럼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를 구하는 중이라는 대학생 김모(26) 씨는 "통장에 잔액이 9만 원밖에 없는데 이번 달에 휴대전화 요금을 내고 나면 쓸 수 있는 돈은 5만 원도 채 되지 않는다"며 "코로나 상황 때문에 아르바이트가 잘 구해지지 않고 있어서 버티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의 지인 중에는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중도에 해직된 사례도 있다고 했다. 해당 매장들이 "장사가 안된다"며 아르바이트 학생들을 내보낸 것이다.

김 씨는 "장사가 잘 안되는 가게에서 일하던 지인 몇 명이 최근에 일을 그만뒀다"라며 "빨리 상황이 나아져서 힘든 시기가 모두 지나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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