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하며 다양한 시도
휴지심 등 일상 재료도 활용

코로나19로 문화 강좌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경남 예술인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아이디어로 돌파구를 찾은 사례도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문화센터를 비롯한 문화 강좌들이 연이어 취소됐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발표한 '코로나19 피해 예술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피해 유형 중 '교육 취소(연기)'가 46.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공연(17.3%), 전시(3.1%), 축제(3.1%) 취소(연기)보다도 압도적이다.

경남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2월 말. 김해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남효진(사진) 작가도 고민에 빠졌다. 그는 영어로 미술수업을 진행하는 '아트플러스잉글리시'를 운영하고 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인 만큼 곧바로 휴강 공지를 했다. 보충수업을 어떻게 할지가 걱정이었다. 방법을 고심하던 남 작가는 화상 채팅 프로그램 '스카이프(Skype)'를 떠올렸다. 모니터로 얼굴을 보며 소통할 수 있어 보충수업용으로 활용하기에 딱 맞았다. 수업 때 쓸 재료는 택배로 전달하고, 스카이프로 수업을 했다.

▲ 남효진 작가 /경남도민일보DB

일회성으로 시작한 온라인 강좌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수업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재료를 배송하는 대신 휴지심 등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하도록 했다. 수업이 없는 날에 영상을 보고 따라할 수 있는 무료강의를 제공하고, 재료 나눔을 하는 등 수강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

남효진 작가는 "처음에는 코로나19로 수업을 할 수 없게 돼 막막했는데,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게 되면서 활력이 생겼다"며 "처음에 새로운 방식이 낯선 학부모들이 수업을 취소하기도 했는데, 개학 연기가 길어지면서 오히려 찾는 이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수강생 수도 많은 차이는 없다. 오프라인 때 최대 8명이 한 수업을 들었는데, 온라인에서는 수업당 평균 5~6명 정도가 참여한다. 수강생들 만족도도 높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을 비롯한 다른 지역 수강생들이 먼 길을 오지 않고도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됐다.

남효진 작가는 이번 온라인 수업이 자신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기계에 관심이 없고, 유행에 동요하지 않는 편이다. 영상 시대라고는 하지만 나에게는 멀고 먼 얘기였는데,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다른 영상도 보게 되고 동영상 편집도 해봤다"면서 "이전부터 타지역 수강 문의가 많았고, 부산 등 멀리서 오는 수강생들도 있었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에도 온라인 수업을 활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막막한 현실에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반전을 준 남효진 작가. '위기는 기회다.' 이럴 때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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