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교·불교문화유적 기록
라상호 작가 진주서 개인전
50년 사진 내공 녹여낸 전시

창원 창동예술촌 촌장 라상호 작가가 진주에서 네팔과 히말라야를 기록한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진주 루시다갤러리는 지난 2일부터 '영혼이 쉬어가는 곳 히말라야' 전시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라상호 작가가 최근 10여 년간 몰두한 네팔과 히말라야 기록이다.

라 작가는 2009년 인연을 맺은 진주 산악인들(지천명 원정대)과 함께 로브제 이스트(히말라야 7600m)를 오르며, 신비스러운 히말라야 모습과 네팔인의 모습, 네팔 박물관과 왕궁에 조각된 유적을 카메라에 담았다.

힌두교와 불교문화 중심지인 네팔 문화유적을 기록해온 작가에게 이 작품들은 특별하다. 2000년대 초반 기록한 사진 속 유물들이 2015년 네팔 지진으로 대부분 파손됐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지진으로 훼손되기 전 아름다움을 간직했던 네팔이 문화와 역사를 일반 관람객들이 접할 수 있는 기회라 더욱 의미가 깊다.

▲ 진주 망경동 루시다갤러리에 전시된 라상호 작가 작품 '톱 오브 더 월드(Top of the world)'. /라상호 작가
▲ 진주 망경동 루시다갤러리에 전시된 라상호 작가 작품 '톱 오브 더 월드(Top of the world)'. /라상호 작가

라상호 작가는 "캄보디아 작업을 하면서 느낀 감흥과 마찬가지로 네팔에서도 왕궁에 조각된 문화 흔적을 하나하나 작업하는 내내 행복했다"며 "차가운 눈바람에 흔들리는 타르초를 바라보며 순간의 감동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회상했다.

라 작가는 '사진은 사진 그대로를 보는 것이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50년 넘게 평면예술인 사진 작업에 몰두해 왔다. 그는 긴 세월 세계를 누비며 발품을 팔아 터득한 내공으로 장엄한 히말라야의 모습을 파노라마 사진 속에 담았다.

라 작가의 세계문화유적 사랑은 사진집을 통해 알려졌다. 그는 1999년부터 캄보디아 문화유적을 기록하며 2006년 사진집 <오래된 미래 성벽도시-앙코르>를 출간했다. 사진생활 목표였던 5권의 사진집 중 첫 번째 성과였다. 이어 그는 2008년 <붓다의 나라-미얀마>, 2014년 <운문세상-청도 운문사>를 잇따라 세상에 내놨다.

이번 전시에서 먼저 선보인 네팔과 히말라야 작품들 역시 조만간 책으로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하미옥 큐레이터는 "세계문화유적 기록이라는 라상호 작가의 사명 덕분에 세계 지붕인 네팔과 종교, 문화를 아우르는 기록을 관람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전시는 지역민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였으나, 코로나19 여파로 4월 중순까지 연장됐다. 문의는 루시다갤러리(055-759-7165)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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