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에 대응하는 '사람 간 거리 두기'
인간이 살아남는 길은 자연생태 공생

겨울 철새들이 우포늪과 주남저수지를 모두 떠났다. 북한의 문덕습지 등에는 북상 중인 겨울 철새들이 고향 가는 길에 개리를 포함하여 다양한 종이 모여 따뜻한 남쪽 나라 이야기로 밤을 새우겠구나. 그곳도 코로나19로 힘들겠지만 잘 극복하길 빌어본다.

지구에서 가장 흔한 동물이 사람과 가축이다. 지난 50년간 신종 질병이 4배 증가했는데, 주요 이유는 사람의 야생동물 서식지 침입이 많아서였다. 특히 질병 대부분은 열대우림 지역을 침입한 것이 문제였다. 5년 전, 빌 게이츠도 "전염병이 핵폭탄이나 기후변화보다 훨씬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현재 코로나19로 필자가 살고 있는 창녕지역과 인근 대구·경북 지역은 공황 상태이다.

지금 사람 간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말을 쓴다.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옛말이 현실로 되었다.

가족 단위로 우포늪 길을 걸으며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자연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인간이 자연을 침범해서 온갖 전염병에 노출되면서 답답한 생활을 견디기 어려워지자 결국 자연을 찾게 된다. 이 모순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인간의 야생생태계 파괴로 그 값을 전염병으로 치르는 것이 아닌지 깊이 성찰할 때다. 우포늪 보전과 복원, 이 땅에서 사라졌던 따오기 복원 등의 의미가 이런 점에서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 가야 하는지를 사회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침묵의 봄>을 저술한 레이첼 카슨은 지구 생명 역사는 생명체와 그 환경의 상호 작용의 역사라고 말한다. 그가 서술한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미국 대륙 한가운데쯤 모든 생물체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마을이 하나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병이 이 지역을 뒤덮어버리더니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소 떼와 양 떼가 병에 걸리고 새들은 더 이상 울지 않고 아이들도 고통을 호소하다가 사망해버린다.

실재한 마을은 아니지만, 사람과 가축에 일어나는 질병과 전염병은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 이야기다. 그 원인은 20세기에 들어서 인간만이 자신이 속한 세계의 본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놀라운 확신으로, 위험하고 때로는 치명적인 유독물질로 공기·토양·하천·바다·숲 등을 오염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따오기·뜸부기·늑대·여우 등이 사라지면서 사람들은 침묵의 봄을 만들어갔다.

더 나아가 스페인과 영국·독일·일본·인도네시아 등 여러 국가 연구진은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전파되자 공동 연구를 한 적이 있다. 인간의 산림 파괴가 박쥐 바이러스 전파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박쥐가 서식하는 숲을 보전하는 것이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2차 대전과 한국전쟁 등이 화학물질을 만들고, 지금 중국과 미국 등이 야생동물을 생화학 실험 도구로 쓰면서 연구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되었다는 논쟁까지 붙었다. 그것도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로 사람들은 믿고 있다.

지금의 자연생태 파괴와 경쟁 중심 인류문명에서 한 발짝만 더 나아가면 매해 코로나19처럼 새로운 전염병 창궐에 시달릴지 모른다. 지구별에서 인간이 바이러스로부터 살아남을 무기는 다른 생물과 공생이다. 21세기 새로운 산업은 숲을 보전하고, 훼손된 자연을 회복하는 일이다. 이런 일에 AI생태계가 이용되어야 한다. 당면한 기후 위기 극복도 자연생태계에 생물 다양성 증진을 위한 인간의 노력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전염병 시대에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아직도 고전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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