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마스크 있어요?
약국; 없어요…
손님; 몇 시에 와요?
약국; 몰라요…
손님; 몇 개 와요?
약국; 몰라요…
손님; 오긴 오나요?
약국; 몰라요…ㅠㅠ
서울시내 한 약국에 붙었던 '공적 마스크 품절' 안내문!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의 김이 팍 새는 허탈, 그 늪으로 빠져드는 순간 그 "몇 시에 와요?"와 "오긴 오나요?"라는 물음 위에 실루엣처럼 어른거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명작 희곡인 <고도를 기다리며>였습니다. "오늘은 고도가 올까?" "글쎄, 어쨌든 기다려 보자고." 하는 대사와 우연이지만 묘하게도 닮았구나 싶어 이런 사자성어로 한데 묶어 봤습니다. '학수고대'! 마스크가 고도(Godot)의 등을 도닥거렸습니다.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 기다려도
기다려도 님 오지 않고…'
그 애타는 맘 흥얼대네
마스크
그 임 기다리는 동안
설마 '손자 환갑 닥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