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연대하는 국민들 배려 깊은 책 주인공과 닮아

이병진(35) 진주문고 팀장에게 "요즘 같은 시기에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나 음악, 영화 없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는 며칠간 고심 끝에 지난 2015년 출간된 정세랑 작가의 소설 <보건교사 안은영>을 선택했다. 안은영은 사립고등학교 보건교사이자 퇴마사다. 학교 내 갖가지 미스터리를 발견하고 코믹한 방법으로 악귀와 혼령을 물리친다. 유쾌·발랄함과 굳건함, 코믹함과 용감함을 모두 지닌 여전사이자 다정하고 유쾌한 언니다.

올해 이 책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된다. 보건교사 안은영 역은 배우 정유미, 한문선생 홍인표 역은 남주혁이 맡는다.

▲ 진주문고 이병진 팀장. /본인
▲ 진주문고 이병진 팀장. /본인

이 팀장이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무엇일까.

"소박한 영웅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책을 떠올렸어요. 운명을 거스르거나 지구의 평화를 지키는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들이 별 탈 없이 자랄 수 있도록 돕고 문제를 떠안은 사람들을 다독이는 이야기라서요. 인물들의 친절함과 다정한 배려가 소중하다는 생각을 했고,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낯설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뉴스 속 미담들을 떠올렸어요. 전염병에 맞서는 사람들, 서로 응원하고 연대하는 모습을요."

그에게 책 소개를 부탁했다.

"보건교사가 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들을 해결해나가며 여러 인물과 사회적 이슈를 마주하게 되는데요. 무엇보다 설정이 재미있어요. 장난감 총과 플라스틱 칼을 휘두르며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는 것과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명승고적을 다니며 기운을 모은다는 것, 강한 기운을 두른 한문 선생님과의 협력과 은근한 썸. 미스터리와 호러, 로맨스와 액션을 담은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와 사건이 이어지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과정이 매력과 재미를 줘요."

▲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지음

280쪽 가운데 이 팀장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남긴 구절을 소개한다.

'은영은 다른 종류의 보상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가, 어느새부터인가는 보상을 바라는 마음도 버렸다.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고 해서 자신의 친절함을 버리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은영의 일은 은영이 세상에 보이는 친절과 가까웠다. 친절이 지나치게 저평가된 덕목이라고 여긴다는 점에서 인표와 은영은 통하는 구석이 있었다. 만약 능력을 가진 사람이 친절해지기를 거부한다면, 그것 역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가치관의 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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