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모임 취소·연기 등도 잇따라

경남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하자 도민들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손 씻기·마스크 착용 등 가족들에게 자체 예방활동을 잘하자는 안부 전화나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고, 친구·지인들과 예정된 모임을 취소하거나 미루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21일 경남 합천군과 진주시에서 4명이 코로나19 확진됐다. 경남 1·2번 환자는 합천군에 사는 23세 남성, 71세 남성이다. 3·4번은 진주시에 사는 16·19세 형제다. 1·2번 환자는 국가지정 격리병원인 경상대, 3·4번 환자는 마산의료원 음압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지난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체 예방 신경씁시다 = 이날 최모(59·창원) 씨는 경남지역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소식을 듣고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들은 직업상 바깥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닌다고 했다. 최 씨는 아들에게 "밖에 다닐 때는 꼭 마스크 쓰고, 손도 자주 씻고 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봉임(43·창원) 씨는 "애초 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31번 확진자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기본 수칙인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의심 때 검사 등은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주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은경(31·창원) 씨도 남편에게 마스크 꼭 쓰고 다니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한 경남도민이 배우자에게 보낸 메시지.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고 있다./독자 제공
한 경남도민이 배우자에게 보낸 메시지.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고 있다./독자 제공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으로 '손 씻기 생활화'를 강조하고 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식상할 수도 있지만 손 씻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발열이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며 "대중교통이나 극장, 교회 등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갈 경우에는 증상이 없는 사람도 안전에 유의하고자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모임·행사 미루고 = 3월 14일 아들 돌잔치를 예약해둔 최모(35·창원) 씨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취소하면 위약금을 물어야 할 판"이라며 "코로나19 때문에 참석자가 별로 없을 것 같다. 많은 사람이 모이게 하는 것도 부담이 될까 봐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황윤지(31·김해) 씨는 23일 대구에서 예정된 결혼식을 취소했다. 황 씨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식을 치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박모(35·창원) 씨는 29일 친구들 계모임이 예정돼 있는데, 취소를 할 것인지 연기할 것인지 논의하고 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역 앞 무료급식소는 22·23일 급식을 중단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날지도 모르는 상황을 대비한 것이다. 주말마다 인근 노인과 노숙자 등 200여 명이 모이는 만큼 조심하겠다는 취지다.

또 자원봉사자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박동일 사무국장은 21일 자원봉사자들에게 "우리 자원봉사자 여러분은 급식소의 제일 소중한 자산입니다. 진심으로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마산역 앞 무료급식소는 코로나19가 더 확산하면 무기한 중단할 수도 있다.

2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경남 첫 코로나19 확진자 4명 발생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김구연 기자
2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경남 첫 코로나19 확진자 4명 발생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김구연 기자

◇가짜뉴스 대신 정부 발표를 = 쏟아지는 코로나19 보도에 혼란을 느끼는 도민도 있다. 진주에 사는 주부 이모(43) 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어딘가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말이 계속 나돈다. 지금은 뭘 믿어야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

임모 씨는 "마트 배달, 온라인 배송 다 난리가 났다. 불안감에 사재기가 시작된 것 같다"고 했다.

한 인터넷 카페에는 '신천지' 교인이 이번 주말 다른 교회 예배에 참석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나돌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근거는 보이지 않는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도 홈페이지와 SNS 공식채널을 통해 제공하는 소식이 가장 정확하다. 미확인된 정보로 불안해하지 않으시길 바란다"며 "확진환자가 나왔지만 도민께서는 지금까지 해 오신 것처럼 도와 18개 시·군을 믿고 침착하게 대처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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