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점포세 내기도 벅차"
상품권 할인율 상향 등 제안
소비자 이끌 자구책 고심도

19일 오전 8시께 찾은 창원시 진해중앙시장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장보러 나온 사람들은 찾을 수 없고, 가게 문을 연 상인들만이 부산스럽게 몸을 움직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하고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을 소개했지만 시장 상인들은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듯했다.

국밥집을 운영하는 김덕순(55) 씨는 "경영안정자금을 받아봤자 빚을 늘릴 뿐 피부에 와닿는 해결책은 아니다"며 "메르스 때는 군인들이나 시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전통시장을 찾아줬는데 이번에는 그렇지도 않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용길(73) 진해중앙시장 지하어시장상인회장은 "차라리 상품권 할인율을 올리고 홍보에 매진하는 게 소비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리를 비우기 힘든 상인들이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은행에서 상품권 교환을 취급하는 단일 창구를 만들어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 19일 창원시 진해구 진해중앙시장 지하어시장 입구 모습. 입구를 드나드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창우 기자
▲ 19일 창원시 진해구 진해중앙시장 지하어시장 입구 모습. 입구를 드나드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창우 기자

일부 상인은 진해군항제가 예정대로 열리면 조금이나마 매출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붕어떡방앗간에서 만난 정석자(69) 씨는 "군항제 기간마다 외부 사람들이 진해에 들어와 물가를 비싸게 만드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행사가 열리면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해중앙시장 상인회 관계자도 "군항제가 열리게 된다면 아무래도 상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년째 과일을 팔고 있는 이종수(68) 씨는 "타지 상인들이 진해군항제 기간에 들어와 돈을 다 벌어가서 진해 상인에게는 큰 혜택이 없다"며 "시에서 외부인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가 있어야 시민들에게 좋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창원시 성산구에 있는 상남시장 상인들은 코로나19가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가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힘든 수준까지 갈 수도 있다며 걱정했다. 상남시장 2층에서 신발 가게를 운영하는 손경순(62) 씨는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 관리비나 점포세를 부담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소비 위축을 극복하기 위한 상인들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신동만(65) 상남시장상인회장은 "시장 자체적으로 위생 안내문을 배포하고 손 세정제를 여러 군데 비치했다"며 "하지만 상인들이 나서서 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나 구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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