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관계 불명 환자 잇따르고
대구·경북 무더기 확진 사례도
도내 인접지역 방역대책 강화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졌다. 국외여행을 다녀오지 않고 확진자와 접촉이 확인되지 않은 환자가 최근 잇따라 4명 발생했다.

경남도는 대구·경북지역에서 무더기로 환자가 발생하면서 확진자 발생에 대비한 강도 높은 준비태세에 들어갔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 한 달째인 19일 20명이나 추가돼 확진자는 모두 51명으로 늘었다. 18명은 대구·경북에서 발생했다. 이들 중 14명은 전날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31번 환자와 같은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니는 사람이며, 1명은 31번 환자가 입원한 병원 직원이다. 31번 환자는 증세가 있었지만 지난 16일 교회 예배에 참석했었다.

방역당국은 31번 환자와 교회에서 접촉한 이들을 검사할 계획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31번 환자가 방문한 교회에서 '슈퍼전파' 사건이 있었다고 판단한다. 접촉자가 많았을 것으로 보여 교회 전체에 대한 선별검사와 진단검사를 시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양산부산대병원과 부산 개금 백병원은 각각 의심 환자 1명이 발생함에 따라 검사 결과가 나올 20일 오전까지 응급실을 폐쇄한다.

◇지역사회 감염 대비 = 서울 성동구에 사는 40번 환자는 29·30·31번 환자처럼 국외 여행력이 없고, 확진자와 접촉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지역사회 감염 시작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8일 6차 대국민 담화문 발표 회견에서 29·30·31번 환자에 대해 "역학적인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다시 말해 감염경로를 밝히기 어려운 전형적인 지역사회 감염의 사례로 의심된다. 객관적인 지역사회 감염 확산의 근거가 점점 쌓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확진자 46명 중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감염된 1차 감염자는 11명, 확진자와 접촉에 따른 2차 감염자는 27명, 2차와 접촉한 3차 감염자는 5명이다. 경로를 확인 중인 대구·경북 3명을 제외한 나머지 4명(29·30·31·40번)은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된다.

정은경 본부장은 "이 질병의 특성상 지역감염의 위험성이 상존한다. 지역사회 감염을 조기에 찾아내기 위해서 검사 분량을 많이 늘린 상태"라고 말했다. 코로나19는 메르스나 사스와 달리 경증이 많고 발병 초기에 감염력이 높은데 경증 환자들이 치료받지 않고 사회활동을 계속하면 전파가 빠를 수 있다.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지면 코로나19 사태는 장기전이 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시·도교육감 간담회에 참석해 "지역사회 감염 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해 지역사회에 확실한 지역 방어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외여행력과 관계없이 의심 증상자에게 진단검사를 할 수 있게 사례정의를 확대해 20일부터 적용한다.

◇경남도 대응 강화 = 경남도는 도내 확진자가 생기지 않았지만 대구지역에서 무더기 환자가 발생하면서 방역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대구는 거창·합천·창녕지역과 가까워 교류가 많은 곳이다.

김경수 도지사는 이날 국가지정입원치료기관인 경상대병원을 방문해 지역에서 대규모 환자 발생에 대비한 태세를 점검하고, "경남과 인접한 대구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강도 높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도는 대구·경북과 가까운 생활권인 밀양·창녕·합천·거창지역 역사와 터미널과 노인요양시설 방역을 강화하고, 확진자 동선을 확인해 접촉 가능성이 큰 단체를 파악할 계획이다.

앞서 도는 확진자 발생에 대비한 매뉴얼을 마련했으며, 의심환자가 대거 발생하면 도립공공병원인 마산의료원 전체를 격리병동으로 운영하는 계획도 세웠다.

지난 5일 감염병 전문가들과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 자원도 총동원할 수 있도록 대응태세를 강화했다. 도내 감염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음압격리병상(36개)은 경상대병원, 성균관대삼성창원병원, 창원경상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마산의료원에 있다.

전국 17개 시·도 중 경남, 부산, 울산, 대전, 세종, 충북, 강원에는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경남에 의사환자는 491명(음성 489명)이며, 이 중 2명은 검사를 받고 있다. 도내 14일 잠복기 동안 능동관리자는 16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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