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어버이날이라는 두 가지 행사로 거의 1년을 견디다 보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더 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데 일반 소비자들은 '꽃집이 뭐가 중요하느냐' 이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단 말이에요. (사람) 생사가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인데 꽃집에서 자꾸 그러면 되느냐는 인식 때문에 피해는 입지만 어떻게 할 수는 없다 보니까…."

지난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른 화훼업계 피해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꽃집 여주인이 한 이야기였다. 당시만 해도 화훼업계 피해는 부각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졸업식이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탓에 화훼업계가 타격을 입는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경남도·창원시 등 자치단체와 경남농협 등에서 애로를 청취하고 소비 활성화에 나섰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울까. 장기태(60) 씨 사례를 보고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장 씨의 딸 지현(30) 씨는 8일 오후 10시께 아버지가 지난해 6월 암 판정을 받고 수술했으며, 올해를 끝으로 더 이상 프리지어 농사를 짓지 않는다고 SNS에 알렸다. 애지중지 키워온 프리지어를 신종 코로나 사태로 폐기처분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다음날 장기태 씨 화훼 비닐하우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SNS를 보고 찾아온 사람들이었다. 이날 저녁 지현 씨는 기존 프리지어와 노지에 있는 프리지어 모두 품절됐다고 알려왔다.

'꽃집이 뭐가 중요하냐'고 이렇게 이야기할 사람들이 있을까. 신종 코로나 사태로 피해를 입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그때 그 꽃집 여주인이 더 큰 목소리로 화훼업계를 도와달라고 말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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