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 대해 잘 몰라 생겼던 오해
교육 통해 이해하고 공감대 키워

경상남도다문화가족지원센터 교육사업팀에서 일한 지 1년이 지났다.

현재 우리 사회 개인들은 자신과 다름에 대해 얼마나 포용력을 두고 받아들이고 있을까. 한국에서 생활한 지 15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내가 이방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몽골 출신이라고 하면 '초원'이나 '몽골 텐트'를 떠올리며 아직 말을 타고 다니느냐는 둥 한참 경제적으로 뒤처진 나라에서 온 사람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이주여성 대부분 그런 경험을 겪고 있다. 물론 예전보다야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한때는 문화가 달라 쉽게 적응하지 못했던 것을 한국문화가 싫어서 거부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모든 것이 서로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서로가 자기 기준으로만 상대를 보고 평가한다면 절대 어울릴 수가 없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리다'며 배척하고 손가락질한다면 건강한 사회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경상남도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유아·청소년·성인·노인 전 연령층 대상의 다문화인식개선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대학교, 도서관, 노인복지관, 창원문화원, 한국전력공사 경남지역본부 등 여러 곳에서 요청을 받아 다문화인식개선 교육을 진행하였다. 교육은 각 나라의 문화와 전통 음식, 전통 의상, 놀이 등 여러 가지 체험 위주로 이루어졌다.

초등학교 이전 아이들 대상으로는 동화책 <까만 크레파스>를 활용하여 인식개선 교육을 진행했다. 피부색으로 친구들을 놀리거나 차별하면 안 된다는 내용을 크레파스에 비유한 동화인데, 내용이 흥미로워서 아이들이 관심을 두고 잘 들어주었다. 그 외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퀴즈와 전통 체험을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이주여성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외국 여행을 다녀온 분들은 일주일 이내 짧은 기간도 힘든데 평생을 살아가려면 정말 힘들 것 같다며 공감하기도 했고, 이전에 있었던 선입견이나 차별을 당한 상황을 들려주면 같이 분노하기도 하였다. 여러 감정들을 나누며 커다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그중 한국전력공사 경남지역본부 직원들과 함께한 인식개선 사업 '꿈·다·락·방(꿈 꾸는 다(多) 락(樂) 방)' 프로그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를 포함하여 4개국 출신의 결혼이민자 강사와 직원들이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4개월에 걸쳐 각 국가(몽골·베트남·중국·캄보디아) 전통음식 만들기, 전통 놀이, 전통춤 등 직접 그 나라의 문화를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활동으로 진행되었다. 이 프로그램이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초기 참여자들은 자원해서 온 사람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온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교육이 점차 진행될수록 비자발적으로 왔던 사람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변화하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앞으로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의 선생님과 학부모를 대상으로도 교육이 더 많이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교육을 통해 인식을 개선하고 문화를 알려줄 수는 있지만 아이들을 제일 가까이서 가르치고, 문화가 다른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은 부모님과 선생님이다. 그렇기에 이분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인식과 문화를 알려주어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더 좋은 내용과 교훈을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