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서 재조명 전시회
내달 3일까지 작품 등 선봬
장르 개척 '자유상상화'눈길

▲ 재회
▲ 재회

덩어리진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조금이라도 더 가 닿을까 절실하게 뻗은, 그래서 직선이 되어버린 양팔, 그러나 받아주는 이 없다. 일그러진 얼굴 굴곡을 타고 고통과 울분이 넘쳐 흐른다. 괴암 김주석(1927∼1993) 선생이 그린 '절규'라는 작품이다.

경상남도교육청 제2청사 지혜의 방 갤러리에서는 지난 3일부터 2020년 기획전시 '김주석의 항일운동과 자유상상화'전을 열고 있다.

김주석 선생은 독립운동가이자 지역 1세대 화가다.

선생은 1943년 경성전기학교 재학 시절 비밀결사조직인 학우동인회를 조직했다는 이유로 헌병대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했고, 평생을 고문 후유증으로 고통받았다. 그가 그림으로 기록한 고문 장면은 훌륭한 역사 자료가 됐다.

미술가로 선생은 사실적 풍경 묘사에서 자연의 신비를, 우연한 효과에서 추상적인 환상세계로 나아가 자유상상화라는 장르를 개척했다. 1955년 마산 최초 미술단체 흑마회 창립회원으로 전국 최초로 가두 전시회를 열기도 했고, 1960년 마산미협 지부장을 맡아 지역 미술을 이끌었다.

▲ 절규
▲ 절규
▲ 환상의 늪
▲ 환상의 늪

선생은 미술 교육자이기도 했다. 1949년부터 1990년까지 중등 미술교사로 재직하며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그를 영원한 미술선생님이라 부르는 이유다.

이런 선생의 생을 재조명하고자 기획한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20여 점 외에 선생의 자서전과 구상집 등 중요 사료 등을 함께 선보인다.

전시는 1부 김주석 선생 자화상과 생애를 엿볼 수 있는 기록물, 2부 항일운동과 수감 생활 당시 기록물, 고문 트라우마를 나타낸 작품, 3부 말년에 창안한 독특한 기법 '자유상상화' 작품으로 구성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이번 전시로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김주석 선생의 항일운동 자취와 교육에 대한 순수한 열정, 철학이 깃든 작품을 만나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전시는 2월 3일까지. 문의 055-210-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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