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조직·협력 강화로
민족예술 세계화에 노력

사단법인 경남민예총 제8대 이사장으로 오현수(57) 씨가 선출됐다. 경남민예총은 지난달 28일 통영에서 정기대의원총회 및 이사장 선거를 열었다. 이날 오 이사장은 경선에서 뽑혔다. 마산지부장이던 오 이사장은 경남민예총의 시대정신을 이어나가고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고, 앞으로 2년간 경남민예총을 이끈다. 그는 달변가는 아니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를 신중하게 하는 편이었다.

-인터뷰 전 사전 조사를 했는데 언론에 별로 안 나오더라. 마산오광대 복원, 마당굿패 새물 대표로 활동한 전력이 있던데. 언제부터 경남민예총에서 활동했는지 궁금하다.

"1997년 민예총 마산·창원지부가 창립할 때부터 회원이었다. 1986년 경남대 탈춤반에서 출발한 놀이패 베꾸마당 단원으로 학교 다닐 땐 열과 성을 다해 최루탄 던지고 장구 치고 북 치고 했다. 1980년대 '광대의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고 많은 사람에게도 되뇌었다. '힘들어도 광대의 삶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이다. 18년 동안 장돌뱅이 생활을 하며 자연인처럼 살았다. 꾸준히 공연도 했다. 장돌뱅이의 삶을 살면서 다시는 후배 예술인들에게 힘든 삶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고 2012년 마당굿패 새물을 만들었다. 마산민예총 지부장을 맡으면서 사사로움을 버리고자 후배 예술인에게 새물 대표를 맡겼다."

▲ 오현수 신임 경남민예총 이사장이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하는 모습.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오현수 신임 경남민예총 이사장이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하는 모습.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경남민예총  역사상 처음으로 선거관리위원회가 꾸려지고 선거관리규정안이 만들어진 뒤 치러진 경선이었다. 신임 이사장으로 뽑힌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춤꾼, 광대로서 무대나 마당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한데, 경남민예총 이사장이라는 자리가 어색하고 감내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앞선다. 사실, 경남민예총 이사장 선거는 나에게 '힘든 도전'이었다. (상대 후보는 한대수 거창민예총 지부장으로 경남민예총 부이사장을 역임했다)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왜 출마하게 되었느냐고 묻는다면 경남민예총의 시대정신을 잇고 구현하고 싶었다. 경남민예총은 그간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열과 성을 다해 다양한 현장에서 땀을 흘렸다. 그런데 이러한 활동들이 날로 격변하는 정세에서 깊고 넓은 통찰력과 분석이 이뤄지지 않으면 제대로 할 수 없다. 경남민예총 그 정신을 이어 나가려면 아무래도 재정적인 뒷받침과 조직강화, 대외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3000여 명 회원을 거느린 경남민예총 수장으로 앞으로 어떻게 예술단체를 이끌어나가고 싶나.

"5개 공약을 내걸었다. 첫째는 경남민족예술제와 경남도민신오름축제, 민족예술인대회의 지속적인 성장이다. 둘째는 지부 및 장르위원회 활성화에 주력하고 싶다. 현재 9개 장르위원회가 있는데 예산이 전혀 없어 예산 확보에 노력할 예정이다. 셋째는 민족예술인 업무 지원, 예술인 패스 카드 신청 및 재발급, 예술인 창작 지원금·원로예술인 지원금·대출지원금 지원, 각종 공모사업 및 시군사회단체 보조금 신청 업무 등을 도와주고자 사무처를 강화할 예정이다. 넷째 남북교류사업은 물론 국외교류사업을 통해 경남민예총의 위상을 높이고 민족예술의 세계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겠다. 마지막은 책임 부이사장 제도를 도입해 집행부의 조직을 강화하고 정책 개발에 힘쓰겠다.

-최근 경남예술인 실태조사 결과 순수 예술 활동 평균수입이 연 53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마디로 참담하다. 경남민예총 수장으로 민족예술인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경남도나 지자체가 '예술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경남도, 창원시 예산을 살펴보니 복지부문 예산은 지난해보다 증액됐지만 '문화예술인 복지'는 열악하다. 문화예술인을 위한 복지 예산과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

 

오현수 신임 이사장은
- 1986년 놀이패 베꾸마당 창립 단원
- 1997년 마창민예총 활동 시작
- 2009∼2018년 마산민예총 민족굿분과장
- 2012∼2018년 마당굿패 새물 대표
- 2016∼2018년 경남민예총 전통연희위원장
- 2018년∼ 경남민예총 마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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