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인 대입 교육이자 자격시험
스스로 생각하는 힘 기르고 평가해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IB)는 교육프로그램이다. 1968년 설립된 스위스의 비영리 공적 교육재단인 국제 바칼로레아 기구(IBO)에서 운용한다. 바칼로레아는 나폴레옹 시대부터 사용되어온 프랑스 대입 자격 시험이다. IB는 2차대전 후 스위스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직원 자녀들을 위한 교육 과정으로 출발하였다.

IB 프로그램은 1968년 고교의 IBDP(Diploma Program), 1994년 중학교 프로그램인 MYP(Middle Years Program), 1997년 초등 프로그램인 PYP(Primary Years Program), 그리고 2012년에는 고교 직업 프로그램인 CP(Career-Related Program)가 개발되었다.

IB 프로그램은 2018년 기준 전 세계 153개국 5060개 학교에서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에도 국제학교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IBDP는 대학 진학을 원하는 고등학생들에게 대학에서의 학업 수행 능력과 세계 시민으로서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설계된 종합적인 교육과정이자 국제적으로 공인된 대입 자격시험이다.

IBDP 프로그램의 구성은 '6개 교과 그룹', '지식론', '창의력·체육활동·봉사활동', '장문 에세이' 네 부분으로 되어 있다.

'6개의 교과 그룹'은 '언어와 문학, 언어 습득, 개인과 사회, 과학, 수학, 예술' 그룹이 있다. 그 그룹에 속해있는 과목 중에서 그룹별 하나씩 총 6개 과목을 선택해 수강한다. '지식론'은 철학수업과 유사하여 지식의 본질과 지식이 어떻게 학습되는가를 배우는 과목으로서 정치·철학·종교·실생활 등 통합교과 차원에서 2년간 100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여기서 지식은 암기의 대상이 아닌 탐구의 대상이다.

'창의력·체육활동·봉사활동'은 창의적 체험활동 과정으로 학문 이외의 삶이나 체육과 봉사활동 중요성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최소 150시간 외부 사회 활동을 해야 한다. 이 활동은 공부에 따른 심리적 압박감에서 탈피하여 배려, 관계 능력 등을 개발하고 균형 있는 생활을 유지하도록 한다.

'장문 에세이'는 관심 있는 분야를 자기 주도적으로 연구하여 4000단어 내외의 소논문을 작성한다. 대학에서 요구하는 자료 조사 및 작문 능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IB 평가는 내·외부 평가를 병행한다. 내부 평가는 학교 교사에 의해 산정되는 내신 성적이고, 외부 평가는 2년 과정을 마칠 때 치르는 논술형 시험으로 스위스 본부의 IB 채점관이 평가한다. 외부 평가는 우리의 내신과 수능처럼 분리돼 있지 않고 내부 평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즉 내부 평가와 같은 능력을 평가하도록 외부 평가의 문제가 출제된다.

IB 평가 기준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다. 자기 생각이 얼마나 논리적이고 창의적이며 설득력 있는지에 따라 좋은 점수를 받는다.

우리의 수능 문제는 객관식이면서 변별을 위해 이중 삼중으로 꼬아 난이도를 높게 만들어 놓았다. 따라서 수능시험 공정성은 매우 높다. 하지만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을 키우기 위한 도구로서 타당하지 않다. 정부가 이 타당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정시 확대 정책을 펼치는 것은 학생들의 미래를 고려하지 않는 직무유기이다.

학생들은 수능시험에 맞추어 공부할 수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과 같은 역량을 공부할 수 있도록 수능시험을 국제 바칼로레아 형태로 바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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