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창원서 단독 공연
타이틀곡 '현관문' 등 9곡
청년 현실 자전적 이야기

인디밴드 트레바리가 오는 28일 오후 8시 복합문화공간 작당(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에서 세 번째 단독공연을 연다. 경남음악창작소 지원을 받아 마련한 2집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이다. 트레바리는 순우리말이다. 이충만(30·보컬·기타), 최지민(30·드럼) 씨는 세상의 부조리나 부당한 것들에 딴죽을 걸며 세상을 좋은 쪽으로 바꿔보자는 의미에서 지었다고 한다. 그들을 문화기획사 예종 사무실에서 만났다.

-두 분이 중학교 친구라고 들었다. 어떻게 밴드를 결성하게 된 건가.

지민 : "중고등학교 때부터 교회에서 드럼을 연주했고 군에서도 군악대에 근무했다. 하지만 전공이 신문방송학과라 광고회사나 언론사 쪽으로 취업준비는 했는데 취업하기가 싫었다.(웃음) 충만이와 어릴 때부터 '우리 커서도 음악 관련된 일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약속 아닌 약속을 했다. 그런데 한날 충만이가 '우리 밴드 하자'고 했고 속으로는 '아싸 잘됐다'고 외쳤다."

충만 : "대학에서 실용음악 작곡을 전공했고 홍대에서 공연을 하곤 했다. 이후 태국에서 선교활동을 한 후 한국으로 돌아왔고 고향에서 밴드활동을 하고 싶었다. 2015년에 밴드하자고 해놓고 1년 정도 준비를 했다. 아르바이트를 2개씩 하며 작업실, 악기 비용을 마련했고 반지하 원룸, 한 3평 정도 됐나? 거기에서 수작업으로 곡을 만들었다. 그러다가 1집 앨범 발매도 되기 전 지인의 추천으로 첫 무대에 서게 됐는데 그게 최저임금 인상 업 페스티벌이었다. 그 이후 집회 무대에 자주 서게 됐다."

-트레바리는 집회에 참여하거나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다.

지민 : "촛불집회나 한국지엠 집회,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제막식 등에 참여했다. 우리를 좌파 밴드라고 말하기도 하더라.(웃음) 존경하는 밴드가 시대정신을 품고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그중 유투(U2)를 보면 자기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구축하고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는 등 음악으로 사회참여를 한다. 우리도 밴드로서 소신을 가지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인디밴드 트레바리 이충만(왼쪽) 씨와 최지민 씨가 최근 발매한 2집 앨범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 인디밴드 트레바리 이충만(왼쪽) 씨와 최지민 씨가 최근 발매한 2집 앨범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지난 2017년 이후 2년 만에 2집 앨범을 냈다. 총 9곡에 담겼고 타이틀곡이 '현관문'이다. 1집이 날서고 정제되지 않은, 세상을 향한 딴죽걸기였다면 2집은 자신에게 이죽거리며 허심탄회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노래로 채웠다. 앨범 소개를 하자면.

지민 : "저희 세대(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 출생)에게 위로가 돼주고 싶었다."

충만 : "곡은 자전적인 이야기다. 촌동네 살면서 음악을 하는 우리가 (세대의)대표성을 띨 수는 없지만 우린 이런 사람이고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곡을 듣는 사람 처지에선 (우리가)한심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수나 자괴감을 많이 노래한다.(웃음) 하지만 마지막 트랙으로 갈수록 희망이나 믿음이 느껴질 거다. 곡에 '헬조선(hell+朝鮮)' 같은 자조적인 말과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살아야 하니까 좋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이와 관련해 김성대 대중음악평론가는 트레바리 2집에 대해 "그들은 그저 20대 청년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음악을 통해 토해낼 뿐이다. 젊은 혈기로 상대(또는 사회)에게 딴죽을 거는 건 그들 관심사와 거리가 있다. 둘은 차라리 헐거운 온기로 상대를 어루만지는 것에 가까운 음악을 들려준다"고 말한 바 있다.

-지역에서 음악을 하는 이유가 있나.

지민 : "고향에서 음악을 한다는 거 자체가 좋다. 또 지역 인디밴드가 주류는 아니라도 지역에서 소비가 된다는 게 의미있다. 저희가 어릴 때는 실용음악 학원도 잘 없고 밴드도 없었다. 우리가 활동함으로써 지역에 인디밴드가 생기고 앞으로 후배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충만 : "어려움이 있는 건 어딜 가든 똑같다. 서울에서 공연도 하고 다른 지역 음악인과 만나봐도 다 어렵다고 한다. 뒤집어보면 창원이라서 특별히 힘든 것도 아니고 서울이라서 더 좋은 것도 아니다. 녹록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서 계속 나아지길 바란다."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궁금하다.

충만 : "장르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는 모던록, 브리팝이다. 음악적인 메시지는 그때그때 드는 생각에 따라 다를 수 있겠다.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지 모르겠지만 경험이나 색깔을 쌓아 남들이 공감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 자연스럽고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서 말이다."

지민·충만 : 그리고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 지역에서 인디밴드들이 공연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공연장이 없어서 아쉽다. 공연 인프라가 구축돼 인디밴드들이 자신의 음악을 관객에게 보여줄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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