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시조·동화부문서 쾌거
문학적 상상 자극하는 작품들

경남 출신 문인들 수상 소식이 올해 막바지까지 이어지고 있다.

▲ 강현덕
▲ 강현덕

◇강현덕, 중앙시조대상 영예 = 강현덕(59) 시인 '미황사'가 국내 시조시단 최고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제38회 중앙시조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중앙시조대상은 시집 한 권 이상을 펴냈고 등단 15년 이상인 시조시인에게 수상 자격이 돌아간다.

이번 중앙시조대상 예심은 시조시인 김남규·이숙경 씨가, 본심은 시조시인 이정환·이달균, 문학평론가 박진임 평택대 교수가 맡았다. 시상식은 오는 20일이다.

대상작 '미황사'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시조적 특징을 규범적으로 잘 그려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작품은 3수로 구성했다.

첫 수에서는 달마산과 미황사 밤풍경을 그렸다. "단청을 다 털어낸 팔작집 대웅보전/ 달가지 그렁내려 절집 온통 새하얗다/ 어쩌나, 오늘밤 내내 눈이 부실 달마산"

두 번째 수에서는 삼존불을 의인화해 시적 상상력을 끌어올렸다. "삐거덕 어간문 열며 세 부처님 나오시겠다/ 무릎은 좀 어떠신지요 서로 살펴도 보고/ 나란히 돌계단에 앉아 달빛 나눠 쬐시겠다"

마지막 수에서는 삼존불은 물론 '주춧돌 속 게와 거북 자하루 밑 소 그림자'와 파도까지 합세했다. "주춧돌 속 게와 거북 자하루 밑 소 그림자/ 다 닳은 발 움직여 그 옆에들 와 앉겠다/ 저 아래 파도도 달려와 야단법석 나겠다"

심사위원들은 "사람들 다 떠나버린 절간은 텅 비어 있지만 기실은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모습을 동화적으로 그려낸 솜씨 또한 이 시를 더욱 빛나게 한다"고 평가했다.

강현덕 시인은 창원 성지여고와 창신대 문예창작과를 나왔으며, 1994년 중앙신인문학상 당선 이후 199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한국시조 작품상, 한국동서문학 작품상을 받았다.

시집으로는 <한림정 역에서 잠이 들다>, <먼저라는 말> 등이 있다.

▲ 민준영
▲ 민준영

◇민준영,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 민준영(34) 작가가 '요정 이안두'로 제168회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동화부문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요정 이안두'는 길 잃은 도깨비가 추위를 견디려고 불을 내자 숲의 요정 이안두가 꼬마 요정 도움을 받아 동물들을 구해내고, 아름다운 노래로 비를 내려 불을 끈 후 도깨비를 집으로 돌려보낸다는 내용이다.

특히 요정 이안두가 심술 난 도깨비를 달래는 마음씨가 인상 깊다.

"(전략)이안두의 애원에도 도깨비는 마음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난 집으로 가는 길을 잃었어. 그러니 여기를 집으로 삼을 테야." 화르륵. 도깨비불이 더 거세게 타올랐습니다.(중략) "혼자가 되어 무서운가 보구나. 내가 노래를 불러줄게, 도깨비야. 그러면 무섭지 않을 거야." 이안두는 가만히 눈을 감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후략)"('요정 이안두' 중에서)

심사위원들은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구성이 탄탄하고 이야기가 재미있다"며 "아이들 눈높이에서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 정서를 잘 나타내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민 작가는 지난 7월 지필문학에 '솜다리 이야기'를 응모해 수상한 바 있다. 그는 진주에서 독서모임과 단편소설 창작모임을 운영했고 현재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자체사업인 경남예술창작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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