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새벽 <경향신문> 1면, 2면, 3면을 뒤덮었던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라는 특집 시리즈! 특히 압권 편집인 1면에 깨알만하게 세세히도 소개한 지난해 1월 1일부터 2019년 9월 말까지 주요 5대 사고로 숨진 노동자 1200명(익명 처리)의 사망 원인은 일일이 다 눈에 넣을 수 없도록 빽빽해 지레 숨부터 콱콱 막히었습니다. 현기가 일어 두 손으로 눈을 감쌀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설가 김훈의 글 제목 말마따나 <죽음의 자리로 또 밥벌이 간다>고 나선 노동자들이 '약육강식적 식인사회의 킬링필드'에서 '떨어짐, 끼임, 깔림, 뒤집힘, 부딪힘'을 겨끔내기인 양 반복하며 낙엽처럼 떨어져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맙소사, 아 맙소사!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는 허무 개그가 의인법적 표현으로 사람이 죽고 다치는 참혹한 노동 현실을 고발한 박노해 시인의 시집 <노동의 새벽>을 "진행 중" 외치면서 힘없이 허탈히 놓아버렸습니다.

이승과 저승의 칸막이인

그 발 밑의 베니어판

그 얇은 판 운명을 딛고

아슬아슬 숨 쉬며 일하는

저 숨통

비정규직 숨통 틔울

불어라 바람 '김용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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