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합포구 완월동 주거환경 개선사업 모범 사례 주목
원주민 정착 이어 카페·국수집 운영 공동 경제활동까지

창원시 '완월달빛 사회적 주택' 입주를 계기로 주민 주도로 진행되는 도시재생형 사회적 주택이 확산할지 주목된다.

2일 오후 완월지구 새뜰마을 사업으로 지어진 '공동홈'(완월달빛 사회적 주택·마산합포구 완월동 313-3번지 일원) 입주 축하행사가 열렸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기존 주민이 대부분 떠나고 새로운 주민이 들어오는 형태이지만, 완월달빛 사회적 주택은 원주민이 다시 이곳에 정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민들은 땅과 집 보상금 등 거의 전 재산과 다름없는 2000만 원을 각각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에 출자했다.

일제강점기 조성된 맞벽 구조의 낡은 주택은 위생과 화재·범죄 예방 면에서 열악했는데, 사업비 15억 원을 들여 전체면적 570㎡ 규모로 새집이 지어졌다. 12가구가 거주할 수 있다. 2개 주거동과 입주민 사회적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활동실 1개 동으로 나뉜다.

주황색, 붉은색, 검은색 등 각기 다른 색 벽돌을 써서 한 건물이지만 다른 주택에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예전 건물 폭을 유지하면서 기존 골목을 살리는 쪽으로 건축 설계도 이뤄졌다. 비교적 넓은 크기로 난 창문은 이곳에 입주한 어르신들이 서로 인기척과 안전을 확인하는 장치다.

▲ 2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완월동 완월달빛 사회적주택 앞에서 입주 축하행사가 열렸다. 이날 입주 축하행사에 참석한 허성무 창원시장이 새로 지어진 집 안팎을 돌아보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 2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완월동 완월달빛 사회적주택 앞에서 입주 축하행사가 열렸다. 이날 입주 축하행사에 참석한 허성무 창원시장이 새로 지어진 집 안팎을 돌아보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현재 입주한 9가구 모두 원주민이다. 1채는 비어 있으며, 청년·대학생 2가구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올 7월 1일 시행된 '창원시 새뜰마을 공동홈 관리 및 운영 규칙'에 따라 3인 이하 무주택 가구는 입주할 수 있다. 19세 이상 39세 이하 무주택 대학생·사회초년생·예술인·신혼부부 입주자는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 80% 이하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기본 거주 기간은 2년이며, 2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할 수 있다.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는 최초 입주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시한 '영구임대주택 생계·의료급여 수급자 등 표준임대보증금과 표준임대료' 산정 기준을 적용한다. 타인에게 빌려주는 등 불법 행위를 방지하고자 시장은 입주 이후 매해 1회 이상 입주자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

사회적 주택인 '공동홈'은 시가 건물과 땅을 보유하고, 입주민 중심으로 꾸려진 사회적협동조합이 관리·운영을 맡는다. 주변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로 공급되는 사회적 주택은 서울시 등에서 확산해온 추세다. 완월달빛 사회적협동조합은 주민공동시설에서 카페와 국숫집 등을 운영해 수익을 내고, 지역사회 공헌도 이어갈 예정이다.

주민들과 총괄코디네이터인 박진석 경남대 건축학부 교수가 만나 이날 입주까지 1688일이 걸렸다. 김옥동(86) 할머니와 안역순(67) 통장은 "박진석 교수와 김석호 교수, 여러 활동가의 땀과 노력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며 "사회적협동조합 가입에도 관심을 보여달라. 허성무 시장도 가입하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진석 교수는 "5년 사업이 완성됐다기보다 이제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며 "이곳에서 사회적경제가 어떻게 작동할지 많은 성원을 받았으면 한다. 앞으로도 끄떡없는 공동체가 되도록 다양한 워크숍을 하고,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허성무 시장은 "주민들이 함께 의논하면서 원래 살던 곳에 다시 정착했고, 삶을 연결한 공동체로서 의미가 있다"며 "완월에는 '달빛과 함께 즐기고 논다'라는 의미가 있는데, 이름처럼 즐기면서 행복하게 사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완월 주민들의 삶은 경남대 사회학과에서 정리한 구술을 토대로 뮤지컬 등 다양한 콘텐츠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사실 이번 사업에 모든 원주민이 참여한 것은 아니다. 공동홈 건물과 건물 사이에 옛집 1채가 철거되지 않고 남아 있는 모습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도시재생 사업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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