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래길 작은미술관 '생각과 형태'전
돌창고프로젝트 '부정을 부정않는다'전

'농익은 가을'보다는 '설익은 겨울'이란 표현이 걸맞은 계절이다. 이 계절에 어울리는 전시들이 남해에서 열리고 있다.

먼저 남해바래길 작은미술관에서는 지난 5일부터 '생각과 형태' 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선적인 요소를 주로 사용하는 노순천, 최수환 작가가 참여했다.

전시 소개글에 생각이 조각으로 되는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추상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은 언어에 의해 정리되고, 다시 이미지로 번역된다. 이미지는 3차원 공간 속에서 물질을 통해 구현되고 이유 있는 형태를 가진 조각이 된다. 결국 작가의 생각이 겉으로 나와 형태가 된다. 언어와 물질은 두 세계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 생각을 엿볼 수 있겠다.

먼저 최수환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드로잉, 사진, 모형 등은 완성된 작품이라기보다는 작가 생각이 구체적인 형태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실험한 몇 개의 결과물들"이라고 밝혔다.

그의 작품 '모형'은 프로젝트 작품이 공간에 설치되기 이전에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서 만든 모형시리즈다.

▲ 남해바래길 작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최수환 작가 작품. /김해수 기자
▲ 남해바래길 작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최수환 작가 작품. /김해수 기자

'두 개의 문'은 공간을 연결해주는 두 개의 문이 하나로 이어져 동시에 반응한다. 두 개의 공간은 어제와 오늘, 밤과 낮, 또는 과거와 현재의 방을 상징한다.

장식적인 화려함, 완벽함을 갖추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것마저 작가의 의도요 고민한 흔적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노순천 작가의 초기 작품부터 최신 작품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천장에 닿을 듯 큰 작품과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지나칠 정도로 크기가 작은 작품, 보는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이는 이미지는 작가 내면에 다양한 생각이 존재함과 동시에 보는 이에 따라 달라지는 세계를 표현했다.

전시 관람은 무료이며 다음 달 8일까지 열린다. 문의는 남해바래길 작은미술관(055-862-5557)으로 하면 된다.

▲ 남해바래길 작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노순천 작가 작품. /김해수 기자
▲ 남해바래길 작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노순천 작가 작품. /김해수 기자

돌창고프로젝트는 남해 유휴공간 재생과정을 담은 '끝을 시작: 부정을 부정하지 않는다' 전시를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오래되어 쓸모 없어진 '부정'적인 공간을 '부정'하지 않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부정'하지 않으며 지역의 '문화적 기억'을 찾는 과정의 기록이다.

전시실은 미로처럼 꾸며졌다. 재생과정 역시 마찬가지다. 막다른 길에 부딪혀 헤매고, 해결 실마리를 찾은듯 했지만 여러 갈래로 갈라진 기로에서 갈팡질팡하고, 입구로 들어갔으나 출구를 찾지 못해 방황한다.

관람료는 3000원이고, 전시는 다음 달 1일까지 열린다. 문의는 돌창고프로젝트(055-867-1965)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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