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공연 해설·사인회 돋보여
지역 악단 공연 줄어 아쉬움
"방향성·정체성 분명히 해야"

제3회 창원국제실내악축제가 지난 23일 막을 내렸다. '가을의 끝에서'란 주제로 15일부터 9개 유료 공연과 1개 무료 공연, 마스터클래스를 선보였다. 창원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음악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이경선 서울대 기악과 교수가 맡았다.

◇성과 = 올해 실력파 연주자들이 대거 창원을 찾았다. 1960년 창단한 동유럽 대표 실내악단 슬로박 체임버 오케스트라(15일)와 첼리스트 양성원과 피아니스트 엠마뉘엘 슈트로세, 바이올리니스트 올리비에 샤를리에로 구성된 트리오 오원(16일), 독일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아카데미 출신으로 구성된 뮌헨필체임버플레이어스(18일)가 관객과 만났다.

창원국제실내악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솔리스트들의 협연 무대도 마련됐다. 피아니스트 신미정·박상욱으로 이뤄진 신박듀오와 솔리스츠(19일)와 창원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이우일과 창원시립교향악단 부악장 이리나 등이 함께한 보헤미안의 추억(20일) 공연이다.

마지막 날에는 아르헨티나 출신 탱고 예술가 제이피 조프레가 만든 곡 '순수'가 세계 초연됐다. 그는 이날 "창원국제실내악축제를 위해 만든 곡"이라고 소개하며 이경선 음악감독과 함께 무대에 올라 반도네온(아르헨티나 탱고음악에 주로 연주되는 손풍금)을 연주했다.

이번 축제에서 가장 돋보인 점은 '관객과의 호흡'이다. 실내악을 어려워하는 관객을 위해 주최 측은 공연마다 해설을 곁들였다. 해설자가 공연 전 작곡자와 곡을 설명해 관객이 실내악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매 공연 후 사인회가 열렸다. 관객은 평소 만나기 어려운 연주자의 사인을 받으며 즐거워했고 개막공연을 한 슬로박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팬과 함께한 모습을 동영상으로 남겼다.

▲ 지난 15일 개막한 제3회 창원국제실내악축제가 23일 막을 내렸다. 사진은 폐막공연 무대에 오른 그리움 앙상블 연주 모습. /창원문화재단
▲ 지난 15일 개막한 제3회 창원국제실내악축제가 23일 막을 내렸다. 사진은 폐막공연 무대에 오른 그리움 앙상블 연주 모습. /창원문화재단

◇과제 = 주최 측에 따르면 좌석점유율은 개·폐막 공연을 제외하고 평균 50% 정도다. 실내악은 대중적이지 않은 장르라 주최 측의 어깨가 무거운 건 사실이다. 재단 관계자와 음악가들도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걸 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민에게 창원국제실내악축제를 알리고 관심을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도내 한 음악인은 "창원국제실내악축제의 방향성과 정체성이 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평창 대관령음악제, 부산 챔버페스티벌 등과 달리 창원국제실내악축제는 무엇이 다른지 현재 정체성이 모호하다"며 "특히 1, 2회 때보다 지역 실내악 단체 공연이 줄어드는 추세다"고 지적했다. 올해 지역 음악인을 위한 무대는 하나밖에 없었다. 지난 16일 열린 '창작실내악이 흐르는 오후'로 지역 작곡가의 곡을 지역 실내악 단체가 연주하는 자리다.

도내 한 실내악 단체 관계자는 창원국제실내악축제가 활성화되려면 '홍보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배너나 홍보막이 걸려있지만 일반 시민이 관심을 두기에는 역부족이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실내악 단체가 축제에 참여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공정성이나 투명성 있는 절차 없이 알음알음 아는 사람을 무대에 세우거나 실력도 없는 데 지역 실내악 단체라고 무조건 세우는 건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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