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방송 〈프로듀스〉 투표 조작 파문
기획·유통 미분리…담합 감시 장치 없어

지난 9월 27일 음악방송채널 엠넷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 엑스(X) 101> 생방송 투표 조작 논란이 거세게 일자 뒤늦게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이후 시작된 경찰 조사에서 엠넷의 안준영 PD와 김용범 CP가 구속되면서 <프로듀스X 101> 사태의 소문이 일부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을 보면 <프로듀스X 101>과 <프로듀스48>의 시청자 투표 조작이 인정됐다는 점이다.

시청자 투표 조작에 CJENM의 경영진이 연루되었는지, 그리고 투표 조작으로 순위가 바뀌어 데뷔하게 된 멤버의 소속사와 적극적 담합이 있었는지를 수사 중이라고 한다.

많은 언론이 무엇보다 공정성을 중시해야 할 오디션 프로그램이 시청자와 팬들의 투표를 조작했다는 사실에 크게 분노하고 허탈해하며 엠넷의 모회사인 CJENM을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K팝 시장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앞으로 수사를 통해서 경영진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개입했는지, 그리고 출전 멤버들의 소속사와 어느 정도의 담합이 있었는지가 밝혀지겠지만, 엠넷은 왜 이렇게 무리수를 두었을까라는 질문이 떠나질 않는다.

그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확인해야 할 사실은 다음과 같다. 먼저 영화시장과 비교해보면, 영화시장은 제작사와 배급사, 영화관이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으며 특정 업체와 불공정 담합을 감시하는 구조가 확립되어 있다. 하지만 음악산업에서는 유통사(멜론(카카오M)·엠넷·지니·벅스)와 제작사(기획사·SM·JYP·YG·빅히트)가 소유 분리되어 있지 않아 불공정 담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음악 기획사와 유통사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 이외에 엠넷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조건이 있다.

엠넷은 음악프로그램 제작사이면서 음원을 유통하는 특수한 조건이 엠넷과 특정 기획사의 담합을 가능케 한다. 실제로 멜론을 소유하고 있는 카카오M은 음악과 영상콘텐츠 제작과 아티스트 육성을 위해 많은 매니지먼트 업체들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시청자 생방송 투표 조작으로 특혜를 입은 멤버의 소속사가 카카오M의 소속사라고 한다.

또한 엠넷은 음악산업의 막강한 영향력에도 사회적 책임은 거의 지지 않는다.

엠넷의 모회사인 CJENM은 케이블과 IPTV에 대표적 채널(OCN·tvN·엠넷·GHCGV·올리브 등)을 공급하면서 국내 방송과 음악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렇지만 채널사용사업자(PP)이기 때문에 재허가·재승인 심사를 받지 않고 공적책무를 거의 지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 실제 규정상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CJENM에 부과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징계는 과징금 3000만 원이라고 한다.

수사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따져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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