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침체를 겪던 조선업계의 상징처럼 되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던 통영의 성동조선해양에 회생의 가능성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당사자라 할 조선업계뿐 아니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경남지역 경제에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모쪼록 매각이 잘 성사되어 그동안 인내로 버텨온 성동조선해양 종사자들에게 살 길이 열리고 지역경제에도 희망이 되길 바란다.

그러려면 우선 새로운 주인부터 들어서야 하고 성동조선을 탄탄하게 할 수 있는 주인이 아니면 안 된다. 매각이 바라는 바대로 될 수 있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서 지켜볼 때인 것이다.

성동조선해양은 한때 수주량 기준으로 세계 10위권의 덩치를 가진 회사였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와 파생상품 손실이 겹치면서 조선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좌초하고 말았다. 그동안 중소업체들이 문을 닫는 등 최악으로 치닫는데도 명맥을 유지한 것은 종사자들의 희생과 지역사회가 한마음으로 응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동조선해양의 미래는 암울했다. 인수의향을 밝힌 이들이 있었음에도 4차에 이르기까지 성사가 되지 않았다. 인수의향을 밝힌 업체들이 자금 증빙에 번번이 실패한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현재 4차 공개매각에 6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 창원지방법원 파산부는 분할매각이 아닌 통영조선소 전체를 인수하겠다는 업체를 포함해 복수의 적격업체가 있다고 밝혔다. 무척 다행스럽지만 이럴 때일수록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야 한다. 성동조선해양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인수자에게 자금력이 있어야 한다. 인수가격으로 거론되는 금액의 10%인 300억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자금력과 회생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 그동안 쌍용자동차를 비롯해서 수많은 먹튀인수를 보아왔다. 매각주관사는 전체인수 등 성동조선해양의 미래까지 염두에 두고 우선협상대상자를 고르겠지만 정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잘못되면 희망이 절망으로 변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현재 조선업계는 LNG선 수주 등으로 희망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기회를 잡게 된 것은 조선산업계와 종사자들이 기술우위를 점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소중한 기회를 허공에 날리지 않고 성동조선해양이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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