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고양이 입 빌려 인류 폭력·이기심 비판

이번 전시는 2018년 발간한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 <고양이(Demain Les Chats)>를 오마주로 한다. <고양이>는 고양이와 인간이 연대해 쥐로부터 지구를 구하는 조금은 황당한 스토리이다.

주인공은 인간과 소통할 수 있다고 믿는 암고양이 '바스테트'와 과학 실험용으로 만들어진 수고양이 '피타고라스'다. '제3의 눈'이라는 특별한 장치를 가진 피타고라스는 바스테트에게 인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피타고라스가 인간과 고양이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장면은 엉뚱하지만 사랑스럽다. 가령 아이작 뉴턴이 사실은 사과가 아닌 고양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중력의 법칙을 추론했고, 고양이가 인도인에게 요가(고양이가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본떠 만든 체조)와 명상(고양이가 깊은 낮잠을 자는 걸 흉내 낸 것)을 가르쳐줬다는 식이다.

바스테트가 영적 소통에 성공한 인간으로부터 '고양이는 살갑지 않고 거만하다'는 얘기를 듣고 한 항변은 인상적이다.

"당신을 받들어 모셔야 할 존재들이 당신을 집에 가둔다고 생각해 봐요. 당신에게 복종해야 할 그들이 냄새와 소리가 싫다고 당신을 멋대로 거세한다고 생각해 봐요…어떻게 살가울 수가 있겠어요?"

<고양이>는 고양이를 대변하면서 동시에 그들 입을 빌려 인간 사회의 폭력성과 이기심 등을 비판하고, 상대를 인정하고 연대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번 전시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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