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임금이 바둑 가르쳤다'기록 중국서 시초 추측, 정사는 없어
인도 고대어 '바드'서 어원 유추 불교처럼 중국 거쳐 왔을 수도

▲ 조용성 경남바둑협회 전무이사.
▲ 조용성 경남바둑협회 전무이사.

두 사람이 흑·백의 바둑돌을 바둑판의 임의의 점 위에 교대로 놓으면서 집을 많이 차지하는 승부놀이, 바둑. 어떤 이는 이 바둑을 보며 '인생사 복잡 무쌍해 보이지만 한판 바둑과 신통히도 닮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하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담은 바둑. 조용성(사진) 경남바둑협회 전무이사 소개로 주 2회(총 15강) 바둑 세계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바둑의 역사는 청동기 시대의 고인돌처럼 오래되었다. 하지만 바둑은 고인돌이 청동기 시대의 무덤양식이라 알려진 것처럼 명확하지 않다. 바둑의 기원이 중국이라 알려져 있지만 언제 어디서 기원했는지 정사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 중국의 기문(奇聞) 전설집인 〈박물지(博物志)〉에 '요임금이 바둑을 만들어 아들 단주(丹朱)를 가르쳤다', 또 말하기를 '순임금이 아들 상균(商均)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기 위하여 바둑을 가르쳤다', 또 '그 법이 지혜 있는 자가 아니면 잘 할 수가 없다'고 하였고, 〈태평어람(太平御覽)〉에도 요임금이 아들 단주에게 바둑을 가르쳤고, 단주가 바둑을 썩 잘 두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중국 상고 때부터 바둑이 존재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또한 몇 해 전 작고한 오청원 기성은 바둑의 기원을 천체 관측설이라 주장하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필자는 우리나라의 바둑 기원을 고대 인도로 본다. 바둑 문화사 연구가 이승우 선생의 저서 <바둑의 역사와 문화>(현현각양지 출판)에 따르면 바둑이라는 어원에 대한 내용이 있다. 바둑은 순우리말로 조선시대까지는 바돌, 바독 등으로 불렸다. 그리고 그 어원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인 '바드'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산스크리트어 '바드'의 뜻은 '에워싸다, 맹렬히 압박하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바둑과 '바드'의 소리가 유사하다는 점에서 하나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아울러 1980년대 인도에 편입된 히말라야산맥에 위치한 시킴왕국의 바둑이 규칙 면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순장바둑과 매우 흡사하다. 어쩌면 고대 인도를 통해 중국으로 불교가 유입되어 우리나라에 퍼지게 된 것처럼 바둑도 그러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중국이 인도의 불교에 자신들의 문화의 색을 입혀 발전시켰다면 바둑도 역시 그러하지 않았을까. 고대 신라나 백제가 고대 인도와 직접 교류했다는 설도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필자는 바둑의 기원을 고대 인도로 보는 것이다.

정식으로 바둑수업에 들어가기 전, 이 정도의 상식은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바둑의 기원을 첫 수업으로 삼았다. 바둑의 기원이 4000년이 넘는다고 한다.

그러나 2016년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의 정식종목이 되었는데 그 기원조차 모른 채 단지 기술 전수를 위한 수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소명감 때문이다. 단기간에 바둑의 묘미를 어찌 알려줄 수 있을까마는 성심껏 최선을 다하겠다. 아이들에게 바둑을 지도하며 얻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재미나게 풀어갈 요량이다. 더불어 바둑수업을 통해 바둑 동호인 수가 늘어 함께 수담(手談)과 정담(情談)을 나눌 수 있는 여러 바둑 친구(棋友)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용성 필자는 △김희중 9단 문하 △소설가 이외수 사부 문하 △전 엠게임 바둑 기획운영팀장 △전 충남바둑협회 전무이사 △현 경상남도바둑협회 전무이사 △사회복지사2급 △함안 더즐거운바둑교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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