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로 창원시 '팔용농산물도매시장'이 개장 24주년을 맞이했다. 팔룡동 너른 터에 1993년 10월 착공해 1995년 8월 28일 경매영업을 시작했고, 그해 10월 14일 정식 개장했다.

팔용도매시장은 개장 초기부터 안정적인 농산물 유통길목으로 자리 잡았다. 첫해에 1만 4500t이 거래된 것을 시작으로 1997년 거래량 5만 t을 넘어선 것이 지금에 이른다.

필자가 함께 해본 도매시장의 하루하루는 정말 치열했다. 전날부터 들여온 농산물이 경매장에 빌딩을 쌓는다. 삼삼오오 모여든 중도매인은 경매를 앞둔 농산물 상태를 보기 위해 분주하다. 경매사의 웅얼거림이 경매장을 채우기 시작한다. 여기저기 중도매인들 손놀림이 빨라진다. 낙찰자가 결정됐는지 이내 다른 상품이 경매에 부쳐진다. 중간중간 새 주인을 맞이한 농산물이 하나둘 실려 나간다.

마지막 경매가 진행될 때 즈음 또 해가 밝는다. 때늦은 아침밥을 먹으니 해는 중천이다. 잔품 팔다 정신없이 보내다 보면 어느새 해가 져간다. 경매장 밖에는 각지에서 온 농산물 실은 차들이 줄을 잇는다. 경매장엔 내일의 경매 물품들이 다시 빌딩을 쌓는다.

근래 들어 농산물도매시장의 변화를 요구하는 이야기들이 계속되고 있다. 팔용도매시장 고민거리도 마찬가지다. 물가상승분과 고품질 농산물로 거래액은 늘었다지만 거래량은 오히려 정체됐다. 게다가 노후시설이라는 꼬리표도 붙었다. 시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2010년에는 행정구역 통합작업과 함께 내서도매시장과의 통합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실제로 이뤄지진 않았다. 여기에 창원시는 해마다 시설을 개선하고 도매시장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이곳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노후시설 개선사업과 같은 장기계획도 마련했다.

팔용도매시장은 창원시민의 먹을거리를 공급하고, 특히나 새벽 경매에서 가격이 결정돼 농민과 시민의 주머니 사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성에 비해 주위 관심이 덜한 것은 아쉬운 현실이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개장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24주년이 된 날도 일상처럼 이른 아침을 맞았고 도돌이표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자축도 않는 그들에게서 앞으로의 30주년, 50주년의 희망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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