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과 관의 관계를 화성인과 금성인에 비유하곤 한다. 그만큼 두 관계가 소통하기 어렵다는 표현일 것이다. 민관이 협치를 이루어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어쩌면 기적일지도 모른다. 다음은 그 기적에 관한 이야기다.

7월 초, 2019경남지역혁신포럼을 중심으로 한 경상남도 사회혁신주간이 9월 마지막 주로 확정되었다. 기획 회의에서 '민관 협치 우수사례 공유대회'라는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도내 민관 협치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공유·확산하자는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냈다. 과제 책임자로 내가 지정되기 전까지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18개 시·군을 다 뒤진들 협치 사례가 몇 건이 있을 것이며, 과연 우수사례로 선정할 만한 건수가 있기나 할까?

D-Day가 확정된 이상, 고민은 하루 만에 끝내고 프로젝트를 위한 실행계획을 설계해야 했다. 우선 3주간 기간을 두고 도내 시군에 공모했다. 공모 기간 동안 공유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최소 건수, 우수사례 발표용 7~8건만이라도 접수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공모 마지막 날, 나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확인했다. 총 43건의 민관 협치 사례가 접수된 것이다. 나는 또 다른 고민 앞에 섰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의미 있는 사례 43건 가운데서 공유대회 발표작을 최종 선정하는 일이었다. 1차 서류심사에서 9건의 우수사례를 선정하는 일은 전문가 심사위원단이 맡아주었다.

지난 9월 25일 세코에서 열린 '2019년 제1회 민관 협치 우수사례 공유대회' 열기는 대단했다. 150여 명의 현장평가단과 전문가 심사위원단은 숨죽여 발표를 경청했다. '소통과 협업'의 키워드에 맞게 민과 관은 공동의 주인공이 되어 네 시간 동안 진행된 대회를 흥미롭게 이끌었다.

최우수상을 받은 남해 상주 '동고동락협동조합'은 주민 복지향상은 물론 실질적인 지역 인구증가에도 이바지한 민관 협치 모범사례였다. 이곳은 마을과 학교, 주민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방과 후 돌봄 교실, 마을 플리마켓, 지역 커뮤니티 공간 운영, 지역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으로 공생 공존하는 마을공동체다. 대회를 마무리하는 수상 순위는 누구에게도 중요하지 않았다. 민관 협치로 이룬 '기적'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함께 해준 모든 이들에게 지면을 빌려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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