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아열대성 온대'가까워져
교육 통해 환경감수성 높이자

가수 이용은 '잊혀진 계절'이라는 히트곡 하나로 정작 자신은 수십 년 동안 잊히지 않는 가수로 남아 있다. 다른 곡이 있는지 찾아보아도 식견이 부족한 탓인지 '바람이려오' 외는 아는 노래가 없다.

10월이 되면 '잊혀진 계절'이 방송 매체를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하고,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이 되면 켜고 트는 방송마다 '마지막 밤'이라고 아우성이다. 그날은 가수 이용의 잔칫날이다. 1982년에 발표했으니 37년째 잔칫날인 셈이다.

그 노래는 시월의 마지막 밤인 가을에, 헤어진 연인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절절히 표현하고 있는데, 지나간 세월에 대한 그리움도 함께 녹아 있다.

그런데 이용이 그리워하는 가을에 대한 그리움은 반드시 또 돌아오는 계절성 정서라고 할 수 있으니 시한부인 데 반해, 필자가 오늘 말하는 '잊혀질 가을'은 망각되어 영원히 사라질 항구적인 그리움을 담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장차 한반도의 기후는 아열대성 온대기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하기도 한다. 즉 봄과 가을을 도둑맞는다는 말이다.

'지구 온난화 현상'을 백과사전은 '지구 표면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는 현상이며 엘니뇨·라니냐의 기상 변화를 초래하고 오존층을 파괴하며, 지구를 사막화하고 열대림을 파괴하여 지구 산소의 허파 기능을 약화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글을 읽다 보면 허파가 쪼그라들고 숨이 차서 가슴이 답답해진다. 바다 수온은 지난 100년간의 상승 온도인 0.7도의 2배인 1.2~1.6도가 최근 5년간 상승, 남극의 빙하가 급속도로 녹고 있다.

지구 표면의 10%에 해당하는 빙하가 녹기 시작하면 심각한 재앙은 필연적이다. 사실 이런 과학적인 분석과 예측이 필요 없을 정도로 나쁜 변화를 체감하며 살고 있다.

다들 대체에너지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학교의 옥상에 태양광 패널조차 쉽게 설치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절망적이고 비관적인 목소리는 작고 희망과 위로의 목소리는 크다. 여태까지 인류가 진화해 온 것처럼, 결국 환경 문제도 극복을 할 것이니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에 솔깃해지는 게 사실이다.

지구의 미래는 과연 희망적일까. 중·고등학교에서 선택하는 '환경' 과목의 채택률이 2007년에는 20.6%였는데, 2017년에는 9%로 떨어졌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필수과목으로 선정되어도 모자랄 판에 이래도 되는 건지 걱정스럽다. 지금부터라도 환경 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편입하고 닥쳐올 수도 있는 참혹한 지구의 종말을 제대로 설명하자.

필자도 환경 보전을 위해서 도의원으로 할 수 있는 5분 자유발언이나 건의서 채택, 지원조례 제정 등의 활동으로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

스웨덴 출신 16세 환경운동가인 '크레타 툰베리'는 지난 9월 23일에 있었던 '기후행동 정상회의' 유엔본부 연설에서 "내 꿈과 유년기를 빼앗아 갔다. 기후변화를 막지 못하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세계 각국의 정상들에게 쓴소리했다.

환경 감수성은 저절로 키워지는 것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철저한 교육과정에 따라 교육을 받으며 통찰과 직관의 힘이 체화되지 않으면 지금의 우리처럼 걱정만 많은 무력한 존재가 된다. 더구나, 가을이 없어지면 가수 이용은 무얼 먹고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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