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탓 진주 남강변 철거
갈 곳 잃은 쓰레기 뒹굴어
디자인 바꿔 의식 전환을

진주를 더욱 빛나게 하는 남강. 남강은 진주에게 많은 것을 선물해 준다.

낮과 밤 가릴 것 없이 산책하는 사람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수질 좋은 물 등 진주시민들에게 남강은 소중한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그런 남강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진주시민들의 '핫플레이스'다.

그런데 강변 산책로를 걷다 보면 기분이 상하기 일쑤다. 바로 쓰레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종류도 다양하게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들을 볼 수 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주치는 쓰레기는 아름다운 남강의 모습을 통째로 지운다. 대체 쓰레기는 왜 생기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쓰레기통이 없기 때문이다. 남강 산책로에는 쓰레기통이 단 한 개도 존재하지 않았다. 심지어 진주시 남강변에 설치된 공중화장실이 10개인데 그 공중화장실에서도 쓰레기를 버리기 쉽지 않다.

왜 남강 산책로에는 쓰레기통이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진주시 공원관리과에 문의한 결과 '낮은 시민의식'이 쓰레기통을 없앴다는 결론이었다.

원래 남강뿐 아니라 길거리 등에 쓰레기통이 존재했으나 많은 시민들이 공공쓰레기통에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버리거나 대량의 쓰레기를 투기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쓰레기통 관리가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 지난 2017년 서울시는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이색 캠페인 '몽땅 깨끗 한강'을 진행했다. 쓰레기를 몽땅 잡아먹는 먹깨비 모양으로 디자인한 쓰레기통을 곳곳에 설치해 쓰레기 분리수거와 환경 문제에 시민 참여를 유도하고자 마련했다. /연합뉴스
▲ 지난 2017년 서울시는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이색 캠페인 '몽땅 깨끗 한강'을 진행했다. 쓰레기를 몽땅 잡아먹는 먹깨비 모양으로 디자인한 쓰레기통을 곳곳에 설치해 쓰레기 분리수거와 환경 문제에 시민 참여를 유도하고자 마련했다. /연합뉴스

물론 진주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낮은 시민의식도 문제지만 1995년부터 시행된 쓰레기종량제의 영향도 적지 않을 듯하다.

그 이후 공공 쓰레기통이 급격하게 사라졌고 누구나 한 번쯤은 쓰레기를 들고 버릴 곳을 찾아 한참을 두리번거린 기억을 가지게 되었다.

불법 쓰레기 투기 억제를 위해 길거리 공공쓰레기통을 없앴더니 정작 쓰레기통 부재로 거리가 지저분해지는 딜레마가 발생하고 있는 꼴이다.

가끔 길을 걷다 쓰레기 불법투기 현장을 목격하게 되면 우리의 시민의식 수준에 허탈함을 느끼게 된다.

물론 모든 시민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몇몇 사람들의 낮은 시민의식 때문에 공공 쓰레기통을 잃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최근 다시 공공쓰레기통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생각해보면 공공쓰레기통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시민의식 때문이라면 쓰레기통을 없앨 것이 아니라 시민의식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단순한 쓰레기통을 넘어 다양한 기능을 하고 디자인도 독특한 공공쓰레기통을 설치한다면 마구잡이 불법투기도 줄어들 것이다. 물론 남강의 아름다운 모습과 깨끗한 거리 환경을 지키는 것이 곧 자신과 환경을 위하는 것이라는 시민의식도 높여 가야 한다. 모두가 함께 노력한다면 우리는 언제나 깨끗하고 아름다운 남강 산책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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