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6% 요구 "저임금 시달려"
사측 2% 제시 "5% 상승 효과"

밀양 대표 기업인 한국카본·한국신소재 노사가 고용 안정과 단체협약 내용 등이 담긴 임금인상 협상안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난 5일부터 17일째 전면 파업 중인 한국카본신소재 노조는 20일 밀양시청 브리핑룸에서 민주노총 화학섬유산업노조 부산경남지부·밀양시지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전면 파업 돌입 경위와 노조 측 입장이 담긴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노조는 회견에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성과연봉제, 최저임금, 일상적 구조조정 등 경쟁과 차별, 고용 불안 등에 시달리며 노동해왔다"며 "그동안 회사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던 노동자들이 기여한 시간과 노력에 대해 정당하고 합리적인 보상을 해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절반에 가까운 생산직 직원 임금이 최저임금을 겨우 맞추는 수준인데도 등기임원의 평균 연봉은 3억 원이 넘는다"며 "가족 중심인 주주 배당액이 전체 직원 총급여와 맞먹는 수준"이라며 노동자 저임금 구조 변화를 요구했다. 덧붙여 "노동조합 요구에 고개 숙이지 않겠다는 등 구시대적 노사관을 드러내며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고 외면하는 사측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 지난 5일부터 17일째 전면 파업 중인 한국카본신소재 노조가 20일 밀양시청 브리핑룸에서 민주노총 화학섬유산업노조 부산경남지부·밀양시지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전면 파업 돌입 경위와 노조 측 입장이 담긴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수경 기자
▲ 지난 5일부터 17일째 전면 파업 중인 한국카본신소재 노조가 20일 밀양시청 브리핑룸에서 민주노총 화학섬유산업노조 부산경남지부·밀양시지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전면 파업 돌입 경위와 노조 측 입장이 담긴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수경 기자

이번 파업의 쟁점인 임금협상안·고용 불안과 관련해 노사 입장은 차이를 보였다.

임금협상안의 경우 노조는 "기본급 6% 인상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2%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2% 인상할 경우 성과급이나 수당 등을 고려해 사실상 3.5% 임금 인상 효과가 있으며, 0.5%포인트 추가 인상과 전 조합원에게 1% 추가 지급안까지 제안해 결과적으로 5% 인상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추가 1% 지급안은 일회성 지급에 그치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고용 불안 문제와 관련해서 노조는 카본 신소재 설비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신소재 정규직 인력을 비정규직화하는 소사장제(아웃소싱)를 도입함에 따라 고용 불안 우려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회장이 수주 일감이 없을 때도 직원들에게 여러 번 한 사람도 구조조정 없이 100% 고용하겠다고 강조해왔다"며 "최근 조직 개편으로 2개 부서가 없어졌을 때도 다른 부서로 이동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사 간 다른 견해로 협상이 길어지면서 지역 경제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회사 측은 "비조합원을 중심으로 생산 라인은 가동하고 있다. 노조와 계속 교섭하면서 빠른 시일 내 파업을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밀양을 대표하는 1등 기업에 걸맞은 품위 있는 문제 해결 태도를 보여주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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