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벽루아트홀 개관 기념
여름밤 수변 야외무대로 구성
퓨전·보컬·관악 인상적 조화에
공연시민들 리듬에 몸 맡기며 '호응'

재즈음률이 양산천의 바람결을 타고 음표처럼 날아다녔다. 바람결에 실려온 음악은 삶의 고단함을 어루만져주었고 삶의 공허함을 채워주었다. 연주자와 보컬리스트들이 빚은 음악은 한여름밤을 수놓았고 관객은 휴대폰 손전등을 반짝이며 호응했다.

지난 17일 오후 7시 양산 쌍벽루아트홀 특별 야외무대에서 '양산 재즈 페스타'가 열렸다. 이번 무대는 쌍벽루아트홀 개관을 기념하는 행사로 양산 시민을 위해 무료로 진행했다.

1000여 명의 관객은 소풍온 듯 음식을 준비해오거나 마실나온 듯 편한 옷차림으로 공연을 즐겼다.

첫 번째 무대는 여성 4인조 퓨전 재즈밴드 '에이퍼즈(A-Fuzz)'가 장식했다.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김진이가 경직된 분위기를 풀고자 관객에게 "기타 멜로디에 따라 함께 흥얼거려볼까요?"라고 운을 띄웠다. 에이퍼즈는 보컬 없는 연주팀으로 이날 관객에게 보컬 역할을 맡겼다. 강렬한 기타사운드에 따라 관객은 "빠빰~빠빰", "빠빠빠빠빠빠" 목소리를 높이며 분위기를 달구었다. 에이퍼즈는 이날 우리 귀에 익숙한 '첨밀밀'을 색다르게 편곡해 들려줬고 그들의 대표곡 'Scene#1' 등을 연주했다. 탄탄한 리듬 섹션과 강렬한 사운드,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무대 매너가 눈길을 끌었다.

▲ 경남도민일보와 양산시, 양산시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가 함께한 양산재즈페스타가 17일 저녁 양산시 신기동 쌍벽루아트홀 특별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재즈보컬리스트 도승은·이지민·조정희가 노래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 경남도민일보와 양산시, 양산시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가 함께한 양산재즈페스타가 17일 저녁 양산시 신기동 쌍벽루아트홀 특별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재즈보컬리스트 도승은·이지민·조정희가 노래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두 번째 무대 주인공은 조정희·도승은·이지민 보컬리스트였다. 이지민은 사랑하는 연인이 두 뺨을 맞대고 사랑스럽게 춤을 추는 '칙 투 칙(Cheek to cheek)'을 새가 지저귀듯 불렀다. 조정희는 '오버 더 레인보(Over the rainbow)'를 불렀다. 조정희의 감미로운 음색이 양산천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타고 가사 속 파랑새처럼 나는 것 같았다. 관객은 휴대폰 손전등을 켜 좌우로 흔들며 함께 무대를 즐겼다. 노란색 원피스를 입고 온 도승은은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며 관객을 매료시켰다. 세 명은 함께 '님은 먼곳에', '커피 한 잔'을 부르며 무대를 마무리했다.

마지막 무대는 김민찬 밴드가 장식했다. 정우연(피아노)·이동민(베이스)·최규민(트럼펫)·서울(트롬본)·정재동(알토 색소폰)·최경식(테너 색소폰)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관악기의 매력을 한껏 뽐내며 1950~60년대 재즈 황금기를 수놓았던 명곡을 선보였다. 특히 드러머 김민찬은 강약의 긴장감, 관객과 '밀당'하는 듯한 연주가 돋보였다.

평소 음악을 좋아하는 박재현(31) 씨는 재즈에 대한 호기심 반, 공연에 대한 기대 반으로 이곳을 찾았다. 박 씨는 "퓨전 재즈와 보컬, 관악기 등 구성이 다채롭고 야외 공연이라 더욱 좋았다"며 "특히 보컬리스트 도승은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 양산재즈페스타에 함께한 시민들이 연주자들의 열띤 공연에 손뼉치며 즐기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양산재즈페스타에 함께한 시민들이 연주자들의 열띤 공연에 손뼉치며 즐기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앙코르곡에 몸을 맡긴 채 춤을 추는 모습이 인상적이던 진동일(61) 씨는 부인과 함께 양산재즈페스타를 찾았다. 춤사위가 예사롭지 않다고 하자 진 씨는 "댄스스포츠를 배우고 있어서 그렇다"고 웃으며 말했다. 진 씨는 "양산천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음악을 들으니 행복하다"며 "재즈를 잘 몰라서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님은 먼 곳에', '커피 한 잔' 같은 가요를 재즈 느낌으로 편곡해 들으니 재즈가 쉽게 다가왔던 거 같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온 백지은(25) 씨는 "<라라랜드> 등 영화로만 접했던 재즈를 라이브로 들으니 감회가 새롭고 해가 지는 저녁 무렵에 공연이 열려 무덥지도 않았다"며 "내년에도 열려 많은 시민이 공연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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