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군 역점사업으로 연구복원 추진
별자리·사슴모양뿔잔 등에 학계 이목 쏠려
문화재청 내달 초 등재신청 대상 선정 전망

1500년의 고도 함안 아라가야가 '핫(hot)'하다.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로 '가야사 조사연구·정비'가 채택된 이후 학계와 국민 관심을 집중시키는 성과들이 아라가야의 중심 함안에서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라가야 추정왕궁지와 말이산 13호분에서 천문학 지식을 엿볼 수 있는 '별자리' 발견에 이어 올해에는 45호분에서 출토된 보물급 상형토기 '사슴모양뿔잔'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성과에 따라 고고·역사학계의 최근 화두로 '함안 아라가야'가 떠오르고 있다.

함안군은 지난해부터 국정과제이자 민선 7기 조근제 군수의 공약사업으로 아라가야 연구복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 함안 말이산 고분군 주능선 전경.  /함안군
▲ 함안 말이산 고분군 주능선 전경. /함안군

이를 위해 올해 가야사 전담부서인 가야문화유산담당관실을 설치했으며, 가야사 조사연구담당을 신설해 군 역점사업으로 힘을 모으고 있다.

아라가야 연구복원사업은 2018년부터 2030년까지 1단계 조사연구와 정비(2018~2022), 2단계 콘텐츠 개발과 기반시설 조성(2022~2026), 3단계 사업고도화와 민간산업 발굴지원(2026~2030)의 순서로 단계별로 추진된다.

현재는 1단계 사업으로 아라가야 핵심유적인 아라가야 왕궁지와 말이산 고분군, 남문외 고분군, 성산산성, 안곡산성, 법수 우거리 천제산 일원 토기생산유적에 대한 조사연구와 유적정비, 문화재 지정 등이 주요 내용이다.

1단계 사업에서는 그동안 금관가야와 대가야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아라가야에 대해 주목할 만한 성과들이 확인됐다.

먼저 그동안 기록으로만 남아 그 실체를 확인하지 못했던 아라가야 왕궁지가 확인됐다. 일제강점기인 1918년 도굴에 가까운 조사로 유린당한 이후 100년 만에 재개한 말이산 13호분 발굴조사에서는 가야인들의 천문사상을 보여주는 별자리와 함께 무덤방을 붉게 채색한 아라가야의 왕묘가 확인돼 가야문화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됐다.

또한, 그동안 그 실체 여부에서 논란이 있었던 가야의 석축산성이 처음으로 함안 안곡산성에서 확인됐다. 법수면 우거리에서는 가야 최대의 토기생산시설이 확인돼 가야토기의 원류가 아라가야임을 다시금 확인했다.

올해는 말이산 고분군과 남문외 고분군에서 뛰어난 성과들이 도출됐다. 말이산 고분군 북쪽지역 경관정비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45호분과 주변 발굴조사에서 가야문화권에서 가장 이른 400년을 전후한 시기에 조영된 높은 봉토고분과 함께 내부에서 집 모양토기·배모양 토기·노루모양뿔잔·등잔형토기 등 보물급 상형토기들이 한꺼번에 출토돼 1500년 전 아라가야의 건축과 조선술 복원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남문외 고분군은 1587년 한강 정구 선생이 편찬한 <함주지>에 서말이산으로 나타나 있는 고분으로 말이산 고분군 서쪽의 신음천을 따라 형성된 고분군이다.

올해 6호분 발굴조사에서는 길이 740㎝, 너비 280㎝의 가야 최대 규모의 굴식돌방 무덤이 확인돼 6세기 초 가야의 맹주로서의 아라가야의 위상을 재확인했으며, 말이산 고분군과 동일한 고분축조기술이 확인돼 함주지에 나타난 바와 같이 남문외 고분군도 '말이산'으로서 아라가야의 왕 묘역임이 밝혀졌다.

특히 가야 고분군이라는 이름으로 김해 대성동 고분군·고령 지산동 고분군과 함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던 말이산 고분군은 지난해 가야고분군의 완전성 확보를 위해 유산을 확대하라는 문화재청의 권고를 받아들여 남원의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과 고성 송학동, 창녕 교동과 송현동, 합천 옥전 고분군을 추가해 완전성을 보완했다.

그 결과 올해 4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심의에서 세계유산등재신청 후보로 선정됐으며, 늦어도 내달 초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되면 2020년 등재신청서를 제출하게 되고, 2021년 등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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