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을 앞둔 경남도립예술단이 장르 선정을 둘러싼 잡음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경남도는 지난해 8월부터 7개월간 경남발전연구원에 의뢰하여 '설립 타당성 용역'을 시행했다. 이 용역에서 도립예술단에 적합한 장르로 1위 뮤지컬, 2위 연극, 3위 양악(오케스트라)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남도는 연극과 양악 2개 안으로 수렴한 상태다. 경남발전연구원 용역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뮤지컬은 온데간데없어지고 2위와 3위가 각축을 벌이는 것이다.

경남음악협회가 뮤지컬 장르 배제과정 투명성, 용역 설문조사의 객관성, 장르별 예산 기준의 형평성 등을 거론하며 경남도의 결정을 반박하자, 경남도는 17일 해명자료를 발표했다. 경남도는 가장 논란이 된 뮤지컬 장르의 재검토 이유로 예술인들의 의견을 청취했음을 내세우며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도립예술단 설립 목표에 맞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남도의 해명은 아직 구체적이지 못하고 관념적이다. 경남에 뮤지컬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거나 대중적 저변이 확보되어 있지 않음을 말하는 듯하지만, 해명은 상세하고 알아듣기 쉬워야 한다. 경남도는 도정자문위원회, 도의회, 예술단체의 자문을 거쳤다고 하지만 산하기관에 용역을 의뢰하여 1위로 나온 것을 간단히 무시할 수 있느냐는 반론이 충분히 나올 법하다. 장르 선정을 둘러싼 경남음협의 의혹 제기가 터무니없다고 보기도 힘들다. 경남도가 연극이나 무용과 달리 음악 갈래를 서양음악, 오케스트라, 합창으로 잘게 나눈 것이 형평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경남음협은 경남도가 처음부터 도립극단을 목표로 삼았다고 의심하며 객관적 분석과 설문조사 후 전문가들로 평가위원회를 꾸려 장르를 선정해야 한다는 견해다.

당장 모든 예술 갈래를 수용할 수는 없는 만큼 최대한 객관적으로 선정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일이 경남도와 예술단체 간의 힘겨루기로 비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누가 보더라도 객관적 타당성을 갖출 수 있도록 최종적으로 선정이 이루어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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